NBC-TV ‘투나잇 쇼’(Tonight Show) 사회자인 제이 리노(Jay Leno)가 과거 보스턴에서 연예 활동을 시작할 때다. 주정부가 운영하는 너싱 홈에서 파티를 할 때 연주나 코미디를 한번 해 주고 10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미국인들이 그의 코미디를 보아야만 편히 잠들 수 있는 스타가 됐다. 하루 일과로 지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피로를 풀어주는 리노가 최근 책 ‘How to Be the Funniest Kid in the Whole Wide World’를 출간하고 주간지 ‘Life’와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 내용을 간추렸다. 리노는 부모가 자신의 코미디와 인생의 성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했다. 리노의 어머니 케서린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케서린은 겸손했다. 주위의 주목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리노는 어머니의 겸손의 미덕을 물려받았다.
외할머니 가출하자 외할아버지 6남매와 바닥 생활
막내인 어머니 11세 때 홀로 미국행 배 태워 보내
어머니의 ‘남 배려’ 배워, 유머 대상의 심정 헤아려
이탈리아 출신 아버지의 ‘유머 유전자’도 고스란히
“남은 인생은 아내를 기쁘게 해주면서 살고 싶다”
자신이 진행하는 쇼 이름도 ‘Tonight Show Starring Jay Leno’가 아니라 ‘Tonight Show With Jay Leno’이다. 자신을 가급적 부각시키지 않으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만일 쇼 이름에 ‘Starring’을 넣었다면 어머니로부터 질책을 당했을 것이라고 리노는 말했다.
리노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출신이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정 반대였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이었다. 아버지는 쇼 이름에 대해 “네 이름을 앞으로 보내고 두드러지게 부각시켜라. 그 것이 바로 네가 할 일이다”라고 했을 것이다. 이렇듯 극과 극을 보여주는 리노의 가정은 리노에게 흥미로운 환경을 제공한 셈이다.
리노의 부모는 대공황 시절 한창 젊은 때였다. 아버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종종 리노에게 말해주곤 했다. 하루는 리노가 식사를 하려다 “아버지, 소금 좀 건네주세요” 했다. 아버지는 “소금? 우리는 어릴 적 소금을 먹어보지 못했다. 소금이 없었기 때문에 소금 대신 먼지를 먹고 자랐다”고 했다.
리노는 “나의 유머는 의심할 여지없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 그러나 내가 사물이나 현상에 예민한 것은 어머니의 유전자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리노야, 네가 트럭운전수에 대해 한 유머를 기억하느냐. 네가 그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래서 리노는 유머를 할 때 항상 그 대상을 염두에 둔다고 했다. 그 대상의 감정을 헤아리면서 한다는 것이다. 보다 부드럽고 정중한 유머를 하려고 노력하는 리노의 자세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리노의 어머니도 아버지처럼 고생을 많이 했다. 어머니가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 데는 힘든 이민생활 때문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11세 때 혼자서 미국에 왔다. 리노의 외할머니가 스코틀랜드에서 다른 남자를 알게 돼 가정을 버렸다. 외할아버지는 6남매를 혼자서 키워야 했다.
리노의 어머니는 막내였다. 살길이 막막한 외할아버지는 리노의 어머니의 손을 잡고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혹시 이 아이를 맡아 키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다 결국 미국 행 배에 태웠다. 미국에 먼저 와 있던 언니와 같이 살도록 한 것이다. 리노는 “어머니의 슬픈 과거 때문에 나는 항상 어머니를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했다.
“어머니는 쇼 비즈니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또 좋아하지도 않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이모와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이모에게 리노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유랑극단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나는 코미디언이지 유랑극단원이 아니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그게 그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리노는 어머니의 차가웠던 반응을 잊지 못한다.
1986년 리노가 카네기 홀에서 처음으로 공연했다. 부모를 초청했다. 어머니는 “이게 정말 카네기 홀이냐” 했다. 리노는 부모를 맨 뒤 다섯 번째 줄 가운데 좌석으로 모셨다. 부모의 좌석 뒤에 대학생 8명이 자리했다. 리노가 코미디를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자 리노의 어머니가 뒤를 돌아보며 “쉿!”했다.
리노는 “어머니, 코미디 쇼에서는 웃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게 아네요” 라고 말했다. 리노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신을 지목하며 말하자 당황했다. 카네기 홀에서 자신이 스팟라잇을 받았으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리노는 어머니와 아내 매비스처럼 마음이 착한 여인들에 둘러싸여 있는 현실이 고마웠다. 리노는 “나의 삶 전반부는 어머니가 당황하지 않으시도록 신경 쓰며 살았다. 이제 남은 후반부는 아내가 당황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