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주 칼라마주에 거주하는 대학생 저스틴 쿨츠(21)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합법적으로’ 파킹해 놓은 자신의 차를 한 토잉 컴퍼니가 끌어가 버린 것이다. 물론 쿨츠는 파킹 퍼밋도 갖고 있었다. 항의에도 소용없이 토잉비 118달러를 내고서야 차를 찾아올 수 있었던 쿨츠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오케이, 인터넷에서 보복을 하리라! 쿨츠는 “T&J 토잉에 반대하는 칼라마주 주민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틀이 채 안가 800명이 가입했고 일부 가입자들은 이 회사에서 당한 자신들의 경험과 분노를 덧붙여 올리기도 했다.
억울하게 토잉 비용 118달러 낸 대학생
인터넷에 분풀이했다 75만달러 소송당해
T&J는 쿨츠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인터넷의 사이트가 비즈니스에 타격을 주었다면서 75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옐프 같은 웹사이트들은 개인들이 어떤 회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광장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사이트들의 치솟는 인기가 쿨츠 케이스처럼 온라인에 비판적 코멘트를 올린 개인을 상대로 제기하는 업체의 소송을 증가시키고 있기도 하다고 법률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토잉회사의 변호사는 차를 끌어갈 당시 파킹 퍼밋이 보이지 않았으므로 토잉은 정당했는데 쿨츠의 페이스북 페이지 때문에 비즈니스에 영향을 받았고 부당하게 회사의 명예도 손상되었다고 주장했다.
로우텍 시대와 달리 요즘 소비자들의 온라인 불평의 여파는 너무 클 뿐 아니라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비즈니스 측의 지적이다. 전에는 불만가진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지역구 정치가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시의회 미팅에서 증언하는 정도가 최대였는데 지금은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몇 분 내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수정헌법 1조 전문 변호사들의 시각은 좀 다르다. 쿨츠 소송은 ‘공공참여를 저해하기 위한 전략적 소송(Slapp)’으로 알려진 10년된 법적 책략의 전형적인 예라는 것.
슬랩(Slapp)은 비즈니스나 정부 관리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개인을 상대로 제기하는 명예훼손 소송이다. 승소가 주목적이 아니며 또 대부분 승소하지도 못한다. 진짜 의도는 길고 비싼 법정투쟁이 두려운 개인들이 지레 굴복하고 비판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법적 위협으로 행해지고 있는 셈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27개 주에선 반 슬랩법(Anti-Slapp)이 시행되고 있다. 연방의회도 이같은 소송을 한층 어렵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테네시 주 스티브 코헨과 텍사스주 찰리 곤잘레스 등 2명의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이 공동작성한 이 연방 반 슬랩법은 캘리포니아 법을 모델로 하고 있다.
현재 연방하원 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연방 반 슬랩법안에 의하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데 대해 소송을 당했다고 생각되는 경우, 개인은 소송기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의 보호를 받을 만큼 중요한 것이므로 각 주별을 넘어 전국적으로 동일한 조건으로 슬랩에 대항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캘리포니아 반 슬랩법 관계자 마크 골도위츠는 말한다.
연방 반 슬랩법이 통과되면 슬랩이 기각 당했을 경우 원고는 피고의 모든 법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슬랩을 당한 개인이 지불해야 할 법정비용은 소송 중반도 채 안돼 보통 개인의 재정을 바닥나게 할 수 있는 정도로 알려진다.
지난해 플로리다의 토마스 알라시오는 트위터에 어느 카 딜러에 대한 불만을 올렸다. “이 지구상에 이보다 더 나쁜 딜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딜러에선 당장 소송하겠다고 위협했다. 알라시오는 “전 세계에서 최악의 딜러가 아니라는 게 사실일 수는 있겠지만 난 나의 의견을 말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 케이스는 소송 직전 법정 밖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오히려 불필요한 관심과 이미지 상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 일부 업계에서는 사전방지책을 동원하기도 한다. 의사들을 오진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위한 그룹 ‘메디칼 저스티스’는 산하 2,500명 회원들에게 온라인에 올리는 글에 대한 내용을 제한하는 동의서에 미리 환자의 서명을 받도록 조처하고 있다.
미시건 주에는 반 슬랩법이 아직 없어 쿨츠는 어려운 법정투쟁에 직면해 있으나 대신 지역의 ‘명사’로 떠올랐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의 회원은 현재 1만2,000명으로 불어났다.
토잉회사 변호사 리처드 번햄은 “표현 자유에 대한 권리란 무엇인가? 그의 주장이 허위이고, 그의 행동이 우리 비즈니스에 손해를 끼쳤는데도?” 라고 되묻는다.
“난 잘못한 것 없다. 내가 인터넷에 올린 것은 내가 겪은 사실뿐이다”라고 웨스턴 미시건대학 3학년을 막 마친 쿨츠는 반박한다.
쿨츠와 그의 변호사는 법원에 T&J 토잉회사 소송에 대한 기각을 청구하는 한편 토잉회사가 법적절차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T&J는 소비자고발기관에서 낙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기 싫다하여 내가 입을 다물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쿨츠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의 힘이지요”
<뉴욕타임스-본사특약>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파킹한 차를 끌어간 토잉회사에 대해 인터넷에서 분풀이했다가 75만달러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저스틴 쿨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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