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업 美투자에 긍정적 평가… “한국산 제품 수요 많아”
▶ ITC, 내년 2월 중간 보고서…트럼프 대통령, 유지 여부 결정
[AP=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수입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조치 시행 약 2년을 맞아 중간 재심 공청회를 열고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세이프가드 찬성 측은 세이프가드로 인해 미국 내 고용이 늘었으며 중국의 불공정무역행위를 막기 위해서 세이프가드를 계속 유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이프가드 반대 측은 다국적 기업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것이 힘들어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일자리 창출과 투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12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와 한미 정부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ITC는 '수입산 태양전지(태양광 셀) 및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중간조사' 공청회를 개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3일 수입산 태양광 제품(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을 발표했다. 태양광 세이프가드 조치 기한은 4년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이나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에 1년 차 30%, 2년 차 25%, 3년 차 20%, 4년 차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태양광 셀은 2.5GW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저율관세할당(TRQ)를 적용했다.
이번 공청회는 ITC가 세이프가드 조치 기한 중간 시점에서 그 영향을 평가하고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주정부 관계자들은 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한화큐셀 등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늘어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데니스 모크 미 조지아주(州) 달톤시(市) 시장은 "한화큐셀은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달톤시에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제품 공장을 설립했고 이를 통해 650여명을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리넷 라우터 조지아주 휘트필드 카운티 행정위원장도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설립한 한화큐셀 공장은 조지아주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중국의 불공정무역을 견제하고 미국 내 태양광 패널 제조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세이프가드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등 외국 대표들은 세이프가드 철회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 5.1항과 7.1항에 따라 한국의 미국 태양광 시장 접근을 위해 세이프가드 조치는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WTO 5.1항은 '회원국은 심각한 피해를 조정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수 있다', 7.1항은 '회원국은 심각한 피해를 예방하고 회복을 위한 기간에만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아울러 "태양광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 기업은 미국 내 태양광 시설을 확충했고 한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물량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의 수요에 맞추려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TRQ를 적어도 5GW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대표부 관계자는 "미국 내 태양광 수요는 향후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태양광을 이용한 신설 공장 건설과 태양광 도시에 대한 투자도 예상된다"며 "TRQ를 올려 수요에 맞는 공급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 리소시스의 마이클 오설리번 수석 부회장은 "태양열 도매 사업은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관세로 인해 다국적 기업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게 힘들어져 수요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도입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세이프가드는 미국 기업들에 유리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한국을 비롯한 외국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ITC는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결과와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종합해 내년 2월 7일 중간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결정 시한은 따로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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