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세계적으로 떠들썩하던 한국인의 이름이 요즈음은 뜸하다. 아마도 한국의 국민들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도무지 신명이 나지 않아 그런 가 보다. 골프 계에서 명성을 날리던 박세리가 제이미 파 크로커 클래식 대회에서 3연패를 아깝게 놓치는 가 하면, LA 다저스의 코리언 특급 박찬호도 실투 한 개로 전반기를 10승으로 마치는데 안타깝게 실패했다. 웬일일까. 하늘을 찌르던 그 용맹스러운 한국인들의 기개가 요사이는 왜 시들한가.
곳곳에서 집단이기주의 식 대란이나 일어나고 하는 판국이니 국민들의 사기가 저절로 저하되는 것일까. 생산성은 뒤로하고 파업강행 주장으로 비상사태, 의법처리 선언이나 운운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절로 힘이 빠질 수 밖에. 의료대란, 금융대란,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우니 국민은 어디다 의존하고 기운을 내야 할런지 모르는 느낌이다. 시민운동가이던 녹색연합 사무총장이 자원봉사 하던 여대생을 강제 성추행하지를 않나, 교수, 의사 할 것 없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환자, 조교 닥치는 대로 성폭행 하는 사건들이 잇달아 폭로되면서 국민들은 지칠대로 지쳐 있는 상태다.
그래도 동포사회에는 힘을 주는 자랑스런 한인들이 있어 미래에 대한 새 희망을 갖게 된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가 구겐하임 미술관개관이래 초만원의 관객 동원으로 한국인의 이름을 떨쳤는가 하면, 사반 세기가 흘러도 정치인이 하지 못한 한국여성사의 비운을 뉴욕의 한 동포가 영화를 통해서 미국사회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 사실이 태동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입양아 출신의 소설가 엘리자벳 김이란 한인이 소설을 통해서 해방 된지 반세기가 지난 현재 분단문학이 못하는 이념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앞장서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모아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고 있다.
‘천만개의 슬픔(Ten Thousand Sorrows)’이란 저서에서 엘리자벳 김은 남과 북의 이념적 차이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공통분모를 만들어 대화를 가능케 해 통일을 위한 다리역할을 하는데 일조했다. 소설의 내용은 6.25때 어머니가 강간을 당함으로써 원치 않는 자기를 낳았는데 그의 아버지가 엄격한 유교인이라 아이를 낳고 자기의 어머니가 그의 어린 시절 자신이 보는 앞에서 목을 매달아 죽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는 고아원에 보내져 홀트기관을 통해 텍사스 근방의 아주 엄격한 보수적인 양부모 밑에서 자라게 되었는데 17세 때 그와 비슷한 남자를 양부모가 정해주는 대로 결혼, 그 사이에서 나온 아이가 바로 LEE다.
그는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하다가 ‘나는 뭔가’ 의문을 갖기 시작, 집을 나와 말할 수 없는 고생, 고통을 겪은 끝에 그의 뿌리를 알게 된다. 결국 ‘이념은 무엇이며, 6.25사변은 왜 일어났는가, 왜 내가 태어났는가, 왜 내 어머니는 죽어야 했는가, 왜 내가 고아인가’ 계속 근본을 따져 올라가다 마침내 6.25는 이념분쟁 때문에 온 것임을 깨닫고 그는 통일을 해결하는 공통분모를 찾는 다리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 이 글을 쓰기에 이르렀다.
채널 13을 통해 방영됐던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의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통한의 세월을 보낸 정신대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침묵의 소리’ 제작으로 미국사회에 일본인의 잔학성을 고발한 한인 영화감독 김대실씨의 노고도 가히 격찬할 만 하다. 이는 해방된 지 반세기가 지났어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인의 만행을 역사 앞에 고발하고 정신대 할머니들의 혼을 위로하며 한국사회에 다시는 그와 같은 치욕을 당하지 말아야 된다는 경각심을 고취시키는-그야말로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을 그가 영화로 대신했다.
이런 동포들 때문에 그래도 한국의 역사는 삐걱거리면서 굴러가는 것이 아닐까.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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