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브리스(hubris-오만) 뒤로 따라 붙는 것은 네메시스(nemesis-응보)다. 서방세계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한동안 ‘역사의 종언’이란 오만에 빠져 있었다.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15년 째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세계의 민주주의. 이 현상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한탄이다.한탄은 또 이렇게 이어진다. “냉전종식과 함께 민주주의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전 지구촌의 민주화도 시간문제란 기대도 팽배했었다. 이제 와서 보면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지만….”한 때 생존에만 급급했었다. 그 독재자들, 권위주의 체제들이 되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게 90년대부터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이 감시체계 강화 도구로 둔갑하면서 권위주의 형 독재체제들은 계속 승승장구, 오늘날에는 오히려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민주주의 체제는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가- 이 시기는 그 약점이 극명히 드러난 시기이기도 하다.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이다. 그 권력은 먼저 사법부와 언론을 손본다. 그
뉴저지의 105세 할머니가 코비드-19을 거뜬하게 이겨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우스 저지 양로원에 사는 루시아 디클럭 할머니는 생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코비드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이자 백신 두 번째 접종을 마친 바로 다음날이었다.처음에는 ‘좀 무섭다’던 할머니는 백신 덕분이었는지, 별 증상이 없이 2주의 격리생활을 마치고 당당하게 자신의 정든 방으로 돌아왔다. “105세에 코비드를 이겨내다니” “그 나이에 백신 맞아도 부작용이 없네” - 할머니의 ‘무사귀환’ 소식에 양로원 내에서는 물론, 가족 친지들 모두가 환호했다.미국에서 코비드를 이겨낸 최고령자 기록을 세운 할머니에게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인터뷰의 초점은 장수비결. 어떻게 그렇게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할머니가 주저 없이 말하는 비결은 세 가지. ‘기도, 기도, 기도’ ‘(서두르지 말고)한 번에 한걸음씩’ ‘노우 정크푸드’. 아울러 몇 가지 재미있는 습관들을 소개했는데 그중 하나는 술에 절인 건포도
지난 1월6일 발생한 무장폭도들의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 의회는 내부 경비체계의 문제점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에 착수했다.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과거에 이루어진 이런 종류의 조사가 거의 언제나 추가보안절차를 취하는 것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보안절차와 경비체계가 강화될 때마다 정부기관 주변에는 겹겹의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무장경비가 대폭 강화됐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정부와 시민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점이다.필자는 1980년대를 워싱턴에서 보냈다. 당시 연방의사당 출입은 수월했다. 일단 의사당 안으로 들어간 후에는 널찍한 회의실을 들여다보거나 구내 곳곳에 전시된 조각상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때론 분주히 오가는 상원의원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백악관도 접근이 비교적 용이했다. 아예 처음부터 시민들의 자유로운 접근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1995년의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 1988년의
동북아시아에서 군사력이 가장 약해서 만만해보였던 한국이 2018년부터 연 8%이상 국방비를 증강하면서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군비확장을 하고 있다. 그것도 보수 우파들이 안보에 관심없는 세력이라고 늘 비난했던, 남북화해를 주장하는 진보정권이 주도하고 있다.이렇게 나가면 2∼3년 안에 한국보다 2배 이상 경제력이 큰 일본의 국방비를 앞지를 것이라고 중국과 일본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독자적인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항공모함까지 자체 생산하겠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지금도 한국은 동아시아 최대의 육군 기갑 기동전단을 가지고 있고, 세계 방산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최고의 자주포와 잠수함 그리고 신의 함대라는 이지스 함대까지 자체생산하고 수출까지 하고 있다.중국과 일본이 놀라는 것은 그렇다 치고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방위우산 아래서 늘 군사 약체라고 생각했던 한국이 육해공 모든 무기를 자체적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전투기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나는 나이가 꽤 많은 동네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이 마을이 생긴 지 백년을 넘겼다거나 특별한 역사가 있는 것은 또 아니다. 그저 마을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있었던 나이 많은 레드우드와 오크 트리 때문에 내가 그리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이사 오던 날, 옆집 이웃은 토박이라 말하며 이 지역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보라 말했었다. 꼭 그의 자신 있는 말투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십여 년을 한곳에 살며 경험해 얻은 지혜는 한 번 믿어볼 만하단 생각을 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에드워드 카의 말처럼 과거를 제대로 아는 것이 현재를 바로 살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일 테니까 말이다.하버드 대학교의 한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로 규정해 논문을 썼다. 기사를 읽고 또 읽으며 순서 없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는 왜 이 주제로 논문을 썼을까? 대체 어떤 연구 방법이 이런 결과를 뽑아냈을까? 경험하지 못한 역사적 사실을 알기 위해 위안부 피해 당사자를 단 한 분이라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