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핌프록 밴드가 탄생했다.

서태지가 자신의 음악을 핌프록이라 소개하면서 알려진 핌프록은 강렬한 사운드에 비판의식이 강한 음악. 핌프록은 하드코어의 계열로 스크래치, 랩 등 다양한 이펙트가 가미되어 크로스오버적인 색깔이 강하다.

화제의 그룹은 실버 스푼. 보컬 한기철, 베이스 오경, 드럼 미호, 기타 칸 등 4인조로 구성된 실버 스푼은 나이와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채 `핌프록의 열풍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실버 스푼은 최근 2년간 공들여 만든 데뷔앨범 <스쿨>을 발표했다. 예상했던 대로 타이틀곡 <스쿨>은 자주 거론되는 교육 현실과 거기서 파생되는 인간 내면의 획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강렬한 사운드를 구사하면서도 국내 음악팬들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대중화된 멜로디를 바탕으로 했다.

실버 스푼은 그저 그런 밴드와는 느낌이 다르다. 들어보면 생소한 음악이지만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실버 스푼은 로커 김종서가 발굴하고, 김종서 자신이 처음으로 남을 위해 프로듀서로 참여한 그룹이란 점에서도 주목받을만 하다. 김종서는 “아마 나보다 실력 면에서 더 뛰어날 것”이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외모보다는 음악적으로 평가받고 싶어 신상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실버 스푼은 당분간 만화 `호텔 아프리카’의 박희정이 그려준 캐릭터로 팬들을 만난다는 전략이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게 실버 스푼의 욕심이다.

실버 스푼의 음악은 록에 익숙치 않은 사람일지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성인들이 들어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판정신의 무게를 다양한 이펙트로 가볍게 했다. 서태지 앨범의 마무리 작업을 담당했던 미국 엔지니어 톰 베이커는 실버 스푼의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참여하여 질적 수준을 높여주었다.

2년전 김종서에 의해 캐스팅되어 오직 연습에만 매달려왔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연습에 몰두하면서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것은 물론 근육통 등 고통을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