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동료가수 대거참여…힙합버전 ‘골목길’등 눈길
세상 모든 것에 낙담하고, 그러나 돌이켜 무엇을 해 볼만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자의 노래.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노래하는 그 와중에도, 김현식의 노래는 처절하고 어딘가 냉소적이었다.
"그 아름다운 강산에서 대체 당신들 무엇 하느냐" 하는 식으로 들렸다. 그의 사랑 노래마저 이별이 예정된 만남을 노래하는 듯했다.
서른두살은 무엇을 끝내기보다는 시작하기에 어울리는 나이. 1990년 11월 1일 서른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김현식에 바치는 헌정앨범 ‘트리뷰트 투 김현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음반에는 아름답고 슬펐던 그의 노래 22곡에 연주곡 2곡, 시낭송 등 모두 25편이 담겼다. 음반에 참여한 가수들은 12월 31일 추모공연도 예정하고 있다.
헌정(트리뷰트) 앨범은 언제나 함정이 있다. 숭배의 대상이 남긴 자취가 너무 뚜렷하기에 그를 숭배하는 가수들의 열기와는 별개로 원곡이 갖는 ‘아우라’ 를 못따라 가게 마련이다.
’트리뷰트 투 김현식’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참여한 가수들은 화려하다. 최고의 인기가수 조성모를 비롯 김민종과 유승준이 참여했으며 김종서 이승환 김경호 임재범 등 그의 후배들이 따랐다.
음반 발표 후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조성모와 유승준, 김민종이 대체 김현식과 무슨 관계냐" 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상업성을 의식한 발상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특히 유승준은 예상외로 선전했다. 그가 부른 ‘골목길’은 힙합 버전으로 독특한 색감이다.
’골목길’이 발표됐을 당시의 그 전복적인 느낌을 돌이켜 본다면 이런 ‘반란’에는 후한 점수를 주어도 무방할 듯 싶다.
복고풍의 효과를 사용,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강조한 김종서의 ‘떠나가 버렸네’, 업비트의 전주로 시작되는 김범수의 ‘눈 내리던 겨울 밤’은 앨범의 소중한 수확이다.
이미 ‘약속’으로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은 김범수는 이번 음반에서도 가창 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김현식의 동료인 장필순 엄인호 한영애 강인원 등의 노래 역시 들을 만하다.
그러나 김현식의 ‘절창’을 의식한 나머지 가수들은 전반적으로 ‘오버’ 하는 느낌이 강하며, 마지막 부분 최민수의 ‘넋두리’ 시 낭송은 그 특유의 ‘무게’ 에 감정과잉까지 겹쳐 듣기에 영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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