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는 유치할 정도로 감상적인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쁘고 촉촉한 작품이었다. 늘 눈물로 젖어있는 슬픈 눈길로 마주보는 송승헌과 송혜교의 모습 역시 순수하고 보드랍다.
송혜교는 <순풍산부인과>에서의 오혜교가 아니다. 거기선 조금 철없고 경박하며 제멋대로 구는 아가씨였지만 여기에서는 훨씬 차분하게 가라앉고 성숙해 보인다.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애처러움을 표정연기로 호소하는 그녀에게서는 톡톡 튀는 발랄함이 아닌 청순가련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것은 무겁고 심각한 것이라기 보다는 달콤한 슬픔에 가깝다. 아무리 슬퍼도 그녀에게서는 어두움이나 비장함을 찾을 순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5월의 신록 같은 파릇파릇한 매력이 그녀를 밝고 환하게 만든다. 동그란 얼굴과 꽃봉오리처럼 봉긋한 입술의 그녀는 빨갛게 잘 익은 사과를 연상시킨다. 과즙이 배어 나올 것 같은 탱탱한 뺨에 살풋이 떠오른 홍조를 볼 때면 더욱 그렇다.
이십대가 되기 직전의 소녀들에게서 보여지는 생기발랄함과 솜털이 보송보송한 보드라움이 그녀에게는 가득하다. 그래서 철부지로 나와도 밉지 않고 오히려 귀여운 것이다.
귀엽고 건강한 매력의 면에서는 드루 배리모어를 닮은 송혜교는 그러나 아직 배리모어처럼 섹시한 면까지 갖추진 못했다. 여인보다는 소녀의 분위기를 지녔기에 그녀의 아름다움은 미완성인 셈이다.
하지만 풋내나는 미숙함과 어린 모습이 그녀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성숙한 여성이 가질수 없는 상큼함과 싱싱함이 그녀에겐 가득한 것이다. 해서 그녀가 있는 곳은 노란 꽃을 꽂아놓은 것처럼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변한다.
강인하거나 이지적인 이미지라는 거리가 있지만 그녀의 가벼움은 사랑스러움을 불러 일으킨다. 동화 속의 여주인공은 깊이 있는 내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곱고 청순하고 귀여우면 되는 것이다.
송혜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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