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건달서 엄처시하 중년까지 ‘바보온달족’이 브라운관 점령
’남성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공중파 방송 3사의 드라마를 보자. 더 이상 백마 탄 왕자의 자리는 없는 듯 싶다.
백수건달과 바람둥이는 그래도 양반이다. 온달왕자 콤플렉스에 엄처시하의 불쌍한 중년들. 남자라는 게 이처럼 부끄러웠던 때가 있었을까.
카리스마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성적 정체성마저 위협 받고 있는 지금, 과연 TV 드라마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시트콤을 살펴보자.
⊙ 야, 이 장진구 같은 놈아
MBC TV 월화드라마 <아줌마>(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는 드라마 속 남성상에 대한 화두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화제작이다. "야, 이 장진구 같은 놈아"가 요즘 남자들 사이에서 단연 최고의 욕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괜히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정신과 전문의가 에 투고한 <아줌마> 속 남자들의 심리다. 장진구(강석우 분)는 어른의 몸을 가진 어린아이이며, 장기백(이순재 분)은 레임덕에 빠진 가부장제의 대표주자로, 그리고 오일권(김병세 분)은 성공중독증 환자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1년 한국 남성의 전형적 캐릭터들이라면 너무 무리한 해석일까.
⊙ 신세대나 기성세대나 남자는 모두 바보다
상황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MBC TV 일일연속극은 타이틀부터 <온달왕자들>(극본 임성한 연출 조중현)이겠는가. 하루 아침에 배경(돈 많은 아버지)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네 형제의 모습과 그들을 둘러싼 ‘평강공주’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상징적이다.
젊으나 늙으나 남자라면 모두 바보다. 특히 시트콤은 ‘남성의 우민화’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웃음’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아무리 따져본다 해도 너무하다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SBS TV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신구와 노주현의 주책은 정말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 MBC TV <세 친구>와 KBS 2TV <멋진 친구들>을 보면, 남자친구는 더 이상 사귀고 싶지 않다.
오죽했으면 ‘눈에 힘주는 멋있는 남성’탤런트의 마지막 세대로 차인표를 꼽을까.
⊙ 남자여 돌아오라
지난 달 사랑의 전화(대표 심철호) 사회조사연구소의 전화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30~40대 남성 중 62.2%가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했다니, 무너지는 남성은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행복하지 않다고 답한 30~40대 여성은 25.7%.
이런 추세라면 다시 모계사회로 돌아갈 수도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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