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신장에 재를 뿌리는 코너가 이렇게 당당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가""이제 칠거지악을 들추는 것도 멀지 않은 듯하다"
KBS1 ‘아침마당’(월~금 오전 8시 30분)이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부부탐구’코너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6일 방송에서는 25년간 남편에게 맞고 살아온 아내에 대한 엄앵란씨의 조언이 특히 문제가 되었다.
엄씨는 이날 출연자가 자신이 말하는 도중 끼어들자 "그렇게 말이 많으니 맞을 만 하지"라고 말했다. 여성시청자들이 분노하며 조언자로서의 엄씨의 자질에 비난을 퍼부었다.
6년 넘게 진행되어 온 ‘부부탐구’ 는 평범한 부부들이 자신의 문제를 솔직히 털어놓고 앙금을 풀어가는 동시에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여 공감을 얻고 있는 코너.
엄앵란씨는 정신과 전문의 송수식 박사와 함께 시원스럽고 직선적인 조언으로 ‘안방마님’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출연자에게 화를 내며 꾸짖기까지 하는 엄앵란씨의 조언 방식은 적잖은 논란이 되어 왔고, 여성의 일방적인 순종과 인내만을 강요한다는 이유로 여성계의 비난을 받아왔다.
방송모니터단체인 경실련 미디어워치도 보고서를 통해 그런 태도가 "출연 당사자를 당혹스럽게 할 뿐 아니라, 침착한 조언자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출연자의 인격을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금씩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 김형일PD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송수식 박사가 상황을 분석적으로 접근한다면, 엄앵란씨의 조언은 그야말로 출연자들에게 직접적인 동기와 자극을 주는 일종의 민간요법"이라며 "출연자들이 어차피 자신들의 문제를 방송에 드러내기로 결심한 이상 본인들은 오히려 그런 자극을 바라기도 한다"는 주장을 폈다.
문제가 된 발언(’.맞을 만 하지’) 역시 원인 제공은 남편이 했지만 아내에게도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인생 선배로서의 일상적이고 솔직한 조언은 딱딱한 법률상담이나 카운셀링보다 당사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프로그램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일상성을 지향한다 해도 방송의 기본은 공공성이다. 수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KBS1 ‘아침마당’의 기본은 공공성이다.
수많은 여성시청자가 지켜보는 ‘아침마당’ 에서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앞으로도 분명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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