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베스트 10]
▶ 진부한 소재 불구 시청률 30% 맹위
’미워도 다시 한번’은 이 시대에도 통용되는 소재였다. KBS 2TV 주말극 <태양은 가득히>가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다. 60년대 히트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과 같은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는 요즘 <태양은 가득히>는 MBC TV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를 누르고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출세욕에 사로잡힌 민기(유준상 분)가 형제와도 같은 친구 호태(박상민 분)와 조강지처나 다름없이 그의 곁을 지켰던 지숙(김지수 분)을 버리고 재벌회장 딸이자 호태의 연인인 가흔(김민 분)과 결혼하기 위해 악을 쓴다.
호태는 민기를 본의아니게 칼로 찌르게 되고, 경찰서에 연행된다. 민기는 호태를 풀어주는 대가로 가흔에게 결혼을 요구한다. 지숙의 몸엔 자신의 아기가 잉태됐음에도 그는 철저히 지숙을 외면한다. 완전히 <미워도 다시 한번>의 2001년판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 영원한 소재에 손을 들어줬다. <태양은 가득히>는 2주 연장해 3월 18일까지 방송한다. 후속작 준비작업이 늦어진 이유도 있지만 뒤늦은 선전이 KBS로 하여금 이같은 결정을 하게 했다.
내용은 진부하지만, 출연진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극에 빠져들게 한다. 순박하고 정의감이 넘쳤던 검사에서 비열한 남자로 변하는 과정을 연기하는 유준상. 사랑과 의리를 지키려는 털털한 남자 박상민. 비련의 여주인공 김지수.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사랑을 포기하려는 가녀린 여자 김민. 모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게 화면속에 드러난다.
선이 승리하고, 악이 패배하는 뻔한 구도로 가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을 흥미롭게 그리는 건 연출가에게 남겨진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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