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부잣집 딸의 이미지로 비춰져 온 고소영이 엄청 자랐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인생을 아는 성숙함이 그녀에게서 배어 나온다.
아이를 간절히 바라던 젊은 부부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인공 수정에 성공해 아이를 갖게 되지만 그 아이가 무뇌아로 태어나는 슬픈 이야기에서, 고소영은 슬픔을 극복하는 어른스러움을 보여준다.
이전의 그녀는 삶의 고난과는 거리가 있는 깜찍한 처녀였을 뿐이다. 앙칼지게 쏘아 부치는 모습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던 그녀는 그러나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어엿한 여인이 되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자의 갈등과 집착, 결국은 살지 못할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고난을 통해 성숙해 가는 인간은 아름다운 법이다. 그 아름다움을 그녀는 사랑이라는 날실과 인간의 존엄이라는 씨실로 엮어 낸다.
그래서 그녀의 미소도 예전의 귀여움보다는 부드러움을 풍긴다. 뽀로통한 표정을 지을 때의 새침한 눈길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콕 찌르는 뾰족한 가시는 살아 있지만 그녀는 더 이상 풋내 나는 과일이 아니라 육즙이 꽉 찬 무르익은 과실이 됐다.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 주는 고소영을 대하며 그녀도 이제는 진짜 배우가 됐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면의 연기를 해낼 만큼 품이 넓어진 것이다. 물론 그녀는 여전히 도도하고 오만한 여자를 해낼 수 있다. 그런 맛을 잃어 버렸다면 고소영이 아니다.
착하게 보이는 여자가 하는 착한 연기보다는 그녀처럼 가시가 있어 보이는 여자가 하는 착한 연기 쪽이 더 매력 있는 법이다. 콧등의 까만 점과 도톰한 입술이 그녀의 생기발랄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한은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하루를 살다 가는 아이라도 그 아이를 주신 것에 감사하겠다"고 하는 대사가 잘 어울릴 만큼 어른이 된 것 만큼은 확실하다.
/남궁설민(파티마 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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