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속에는 평범한 얼굴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잘 생기고 멋있고 예쁜 얼굴을 찾아 다녔던 TV가 이젠 지친 것일까. 차라리 이제껏 방송을 이끌어 왔던 ‘왕자와 공주’에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꼈다고 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TV는 이러한 시청자들의 기호를 따라갈 뿐이라는 말이다.
평범한 얼굴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시청자들의 기호가 변했기 때문이다. 평범함으로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중 문화의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춘기를 겪은 평범한 청년
탤런트 정준을 아직도 사춘기 소년으로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길 가다가 고개 돌리면 볼 수 있는 그런 얼굴을 가진 소년. 그만큼 튀는 것도 없고 변화도 없었다.
지난 달 MBC TV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이 시작될 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인물에 주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정준의 평범함은 어느덧 편안함으로 변했고 무리 없이 자연스레 안방으로 스며들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사로움에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
▲평범 이하일 수도 있다
MBC TV 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하고 있는 양동근도 마찬가지.
자세히 뜯어보지 않고 언뜻 지나치면 쉽게 잊혀지는 그런 얼굴이다. 에 나올 대역 연기자에 불과할 것 같은 양동근의 마스크는 이제 웬만한 10대는 다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친숙함으로 다가섰다.
어눌한 말투에 오히려 대사 전달력이 실린 그의 연기는 평범함이 오히려 튀는 개성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어디가 예쁜 건지 알려달라
탤런트 소유진이 지난 해 SBS TV 드라마 <덕이>에 기생으로 단역 출연할 때만 해도 그녀가 이렇게 무섭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예쁘긴 한데 어디가 예쁜지 꼬집어 보라고 하면 갈등하게 만드는 얼굴을 가졌다.
하지만 지난 1월 SBS TV 드라마 <루키>에 이어 2월 MBC TV <맛있는 청혼>으로 이어지면서 보여준 ‘푼수끼 어린 연기와 친숙한 웃음’이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막내 여동생’이 됐다.
너무나 예쁘고 잘 생긴 스타들은 이제 지겨워진 것일까. ‘튀어야 뜬다’는 말도 이제 옛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 대중 문화를 이끄는 스타들이 바야흐로 대중을 닮아가고 있다. 대중 속에 파고들다 못해 ‘동일화’가 되어가고 있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대단함보다는 그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얼굴에 친근함을 가지고 있는 스타들이야 말로 진정한 ‘대중’ 스타라고 할 날이 머지 않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