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궁금증 유발 의도- 마지막까지 봐야 이해
어? 이게 무슨 광고야?
도대체 뭘 알리려는 광고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CF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맨 마지막에 단 한 줄로 제품의 이름만 띄워놓아 그때서야 ‘어, 이거였구나’라며 무릎을 치게 만든다.
얼마 전부터 TV 전파를 탄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아파트 광고에는 한 가족의 단란한 오후 한때가 그려진다. 두 딸과 채 돌이 안된 아들. 딸들은 "아빤, 내꺼야"라며 기득권(?)을 주장한다. 아들은 아빠를 빼앗겼다며 울음보를 터뜨린다. 여기까지 보면 유아복 광고인지 이젠 아이를 셋 낳자는 공익광고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가족은 힘입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e 편한세상’이라는 글씨로 마무리된다. ‘e 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파트 광고인지도 모를 정도다.
홍경민과 배두나가 등장하는 파크랜드 캐주얼 의류브랜드 ‘크렌시아’ CF. 마치 지난해 개봉됐던 이정재 전지현 주연의 영화 <시월애>의 TV 광고와 분위기가 유사하다. 비가 쏟아지는 아스팔트 위에 고슴도치까지 등장한다. 왼쪽 상단에 자그마한 글씨로 파크랜드가 적혀있어 그걸 봐야 의류 광고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광고의 원조는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 젊은이들이 길거리 농구장에서, 지하철 역에서 건강한 젊음을 표현한다. ‘지킬 것은 지켜야지’라는 멘트와 함께 ‘박카스’ 자막은 맨 나중에 나온다. 마지막까지 보지 않으면 어떤 광고인지 모른다.
광고계에서는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주입식 광고’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품격의 광고를 할 수 있다고 파악한다.
대홍기획의 PR팀 서양희 차장은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고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오히려 시선을 잡아 끌게 된다"고 말한다.
<사진설명>
(左)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파크랜드 ‘크렌시아’ CF.
(右) 가족의 단란한 한 때를 표현한 대림산업 ‘e 편한세상’ 아파트 CF.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