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스코리아 진 김사랑(22)이 드디어 긴 잠을 끝내고 연기자로 본격 데뷔한다.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 때문에 다른 미스 코리아들과 달리 섣부르게 뭔가를 시작할 수 없었던 김사랑이 다음달 1일 방영되는 MBC TV 일요 아침드라마 <어쩌면 좋아>에서 샘많은 둘째딸 유진으로 등장한다.
극중 유진은 자랄 때부터 비교당한 언니 유리(이태란 분)에게 피해의식이 있어 매사에 언니에게 까다롭게 구는 전문대 의상학과 2학년생.
매력적인 미모를 갖고 있지만 외모 가꾸기에 치중하고, 애교가 많아 남자친구가 끊이지 않지만 자주 바뀐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 남자들 역시 언니를 좋아하는 두 남자. 어찌보면 진짜 사랑이라기 보다 언니에 대한 또다른 시샘일 수 있다.
"요즘 연기 배우랴, 영어 배우랴 정신이 없다"는 그는 다음달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있는 중.
사실 그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 자체가 떨린다고 말한다. TV엔 미스코리아로 선발됐을 당시 동료들과 함께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과 화장품 CF모델로 등장했던 것이 전부.
김사랑은 "선배들은 어떻게 신인 시절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연기 연습을 꾸준히 해와 잘해낼 줄 알았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까 현기증이 날 정도예요. 이래서 연기가 어렵고, 대중 앞에 서는 게 힘들다는 걸 새삼 느껴요."
사실 웬만한 신인들이 첫 촬영이 어땠느냐고 물으면 열이면 아홉은 "재미있었어요. 역시 연기는 내 천직인가봐요"라고 자랑스레 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번 들으면 결코 잊기 힘든 이름 덕택에 늘 사람들 곁에 있는 듯 했던 김사랑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기다려진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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