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채무액 10년간 123% 증가.. 비상사태 발생시 곧바로 재정파탄
미국인들이 빚더미에 눌려 허우적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10개년 감세안 규모에 버금가는 1조5,000억달러였다. 신용카드 소지자 1인당 평균 4,400달러의 빚을 진 셈이다.
신용카드 빚은 고리채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번 치이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덫이다. 게다가 공화당행정부 출범이후 파산신청 요건을 크게 강화시킨 법이 제정된 탓에 이전처럼 손 털고 만세 부르기도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장기호황에 도취돼 씀씀이를 늘린 데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미국의 개인소득은 지난 10년 간 무려 72%가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 개인채무액은 123%로 치솟았다. 지출증가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는 결론이다.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채무액은 90년대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나 96년에 1조1,800억 달러, 97년에 1조2,300억 달러, 98년 1조3,000억 달러, 99년에 1조3,9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소득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저축액은 지난 수년간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예컨대 96년의 개인 저축액의 총합은 2,720억 달러였으나 99년에는 1,470억 달러로 내려앉았고 2000년에는 아예 마이너스 92억 달러로 추락했다. 수중의 현찰을 몽땅 써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은행빚까지 빌려 썼다는 얘기다.
금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심리학자 올리비아 멜란은 "모든 욕구를 지금 당장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있는 돈을 죄다 써버리라는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압력에 굴복한 소비자들이 빚더미에 빠져 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오설리반 파산법전문 변호사는 "신용카드를 남용하는 사람들은 카드빚이 감당 가능한 수위를 넘어섰다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 든다"며 그것이 바로 ‘채무 익사’의 전단계라고 경고했다.
장기적 경기호황에 따른 자신감에 묻혀 빚에 대한 대중의 조심스런 태도가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한 재정문제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회사들이 경제적 능력이 취학한 대학생 등 젊은층을 상대로 활발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도 빚더미에 빠지는 소비자들의 수는 계속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소비지향적 문화로 인해 개인저축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갑작스런 실직이나 중환과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회복불능의 재정파탄을 맞을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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