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도 살수 있다."
유대인들의 성스런 축제인 유월절을 맞아 미국의 코셔 음식점들이 대목을 맞았다.
코셔란 유대인들이 철저히 준수하는 법도에 맞춰 준비한 음식을 말한다. 해마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이 모세의 인도로 ‘애굽’땅을 떠난 성서적 사건을 기념하는 유월절이 돌아오면 유대인들은 가족과 친지들을 불러모아 놓고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비롯, 정성들여 준비한 코셔음식을 나누어가며 야훼의 은총에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이 코셔 음식을 장만하는 절차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에 손님을 초대하려면 적어도 2주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직장과 가정일로 분주히 돌아가는 유대인 주부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전통이다. 바로 이 때문에 ‘성스런 식사’로 통하는 유월절 잔치상의 코셔음식을 대신 차려주는 케이터링업체들이 매년 이 때쯤이면 바쁘게 돌아간다.
케이터링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으로 정신을 못차리지만 그렇다고 ‘법도’를 무시한 채 대강대강 코셔음식을 만들었다가는 경을 치게 된다.
행여 ‘사’가 끼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음식점에 랍비가 직접 나와 이들이 전통조리법을 충실히 따르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감시하고 감독한다.
유월절 코셔음식 장만은 여간한 정성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 음식물을 엄격히 구분해야 하고 밀가루나 누룩, 파스타에 닿았던 기구들은 불세례를 가한 후 펄펄 끊는 물에 깨끗이 헹군 뒤에야 사용이 가능하다. 나사까지 풀어 때를 닦아내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부정을 타지 않도록 대부분의 음식점들이나 전통주의자들은 유월절에만 사용하는 조리용구들을 따로 챙겨 보관해둘 정도다.
유월절이 임박하면 아예 문을 닫아 거는 코셔 케이터링 서비스점들이 늘어나는 것도 흥미롭다. 돈도 좋지만 그 많은 주문을 엄격한 법식에 맞춰 일일이 소화해내기가 너무 벅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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