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행취재] SBS TV 단막극 <남과여-가위손>
"알꺼 다 아는 사람끼리 왜 이래. 원하는 게 이런거 아니였어?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자구."
"어머 왜 이래요?"
빨간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소유진이 최준용의 급소를 발로 가격한 후 흐트러진 모습으로 호텔문을 박차고 뛰어나온다. 뒤쫓아오는 최준용을 피해 그가 달려들어간 곳은 바로 김석훈의 방. 방문 앞에서 웨이터와 실갱이를 하던 김석훈은 방안으로 뛰어드는 소유진의 모습에 당황해 한다.
18일 SBS TV 단막극 <남과 여 _ 가위손>(연출 한정환)의 제주도 롯데 호텔 촬영현장.
3일째 3~4시간만 자고 이어지는 촬영 강행군에 모두들 지쳐있지만 그렇다고 대충대충 넘어갈 수는 없다. 이 장면만도 두 차례에 걸쳐 대여섯 시간 정도 걸렸다.
소유진은 OK사인이 쉽사리 나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에 마냥 기분이 좋은 듯하다. MBC TV <맛있는 청혼>에서는 선머슴 같은 역이라 멋을 못부렸지만 <가위손>에서는 모처럼 섹시한 이브닝 드레스도 입기 때문. 중간중간 스태프를 위해 엉덩이를 살레살레 흔들며 걷는 팬 서비스(?)를 한 것도 기분이 좋아서다. ‘거울 공주’라는 별명답게 그는 촬영 내내 거울을 손에서 놓지 않고 멋을 부린다.
30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될 <가위손>은 구조조정 전문가 기석(김석훈)이 한 호텔을 구조조정 하면서 사랑을 만나는 내용.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있는 호텔 총지배인의 딸 지은(소유진)이 그 사랑이다.
17일의 하이라이트는 기석이 지은을 위해 야외 가든 파티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자정이 가까운 야심한 시각에 호텔 뒤뜰에서는 김석훈의 어설픈 노래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가르쳐 줄 수는 없을까.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된 걸 느낀 건 너를 처음 만난 그때란걸~"
노래 실력이 모자라 뮤지컬 배우가 못됐다는 김석훈이 몇번이고 부르는 <너를 처음 만난 그때>에 호텔 투숙객들은 자다가 벌떡 일어날 지경. 그러나 그런 그의 모습은 화면에 근사한 왕자님처럼 잡힌다. 소유진 역시 김석훈의 모습에 넋이 나간 표정을 지어야 했다.
/ 윤고은 기자 pretty@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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