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 진한 아쉬움-’퀴즈정글’ MC 새출발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개그맨 이홍렬(46)이 지난 5년간 인기 정상을 달렸던 SBS TV <이홍렬 쇼>를 떠나 KBS 2TV <퀴즈 정글>로 자리를 옮긴다. 5월 2일 첫방송하는 <퀴즈 정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퀴즈 프로그램. 평소 "퀴즈 프로그램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던 그인지라 "드디어 소원 성취해서 기쁘다"며 웃는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이홍렬 쇼>를 끝낸 아쉬움이 채 가시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불혹에 다가서야 정상의 인기를 얻었고, 그것을 축복하듯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토크쇼였던 만큼 그에게 <이홍렬 쇼>는 각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저 고맙습니다."
23일 <이홍렬 쇼>의 종영파티장. 주인공 이홍렬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러나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그의 표정이 오히려 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소감을 말하는 순간 잠시 목이 메이기는 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은 그는 크게 숨을 한번 쉬더니 그저 고맙다는 말로 지난 5년을 정리했다.
96년 2월 출발한 <이홍렬 쇼>는 98년 여름부터 99년 여름까지 1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후 25일 177회로 막을 내렸다. "<이홍렬 쇼>를 하면서 은퇴하고 싶다"고 누누이 말해왔으나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스스로 떠나는 것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아내한테 이제 그만두겠다고 말했더니, 처음엔 놀라더군요. 하지만 이내 ‘마음 가는대로 하라’며 위안을 해줬어요. 그런데 결정을 내리려니까 ‘너무 늦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떠날 때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는 마음 같아선 연예 정보 프로그램 MC라도 맡고 싶다고 했다. MBC TV <섹션 TV 연예통신>과 경쟁했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연말엔 시트콤으로 연기 잘한다는 인정도 받고 싶다"는 말도 MBC TV <세친구>에 밀렸던 것이 한이 되 나온 말이다.
SBS TV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출연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함께 출연하고 있는 베테랑 연기자들에 비해 전혀 연기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 김병욱 PD가 "날이 갈수록 연기가 자연스러워진다. 이렇게까지 잘 할 줄은 몰랐는데 놀랍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은 ‘시청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속상하다"는 이홍렬은 그러나 "훗날 (토크쇼를) 다시 한번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래요"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윤고은 기자 pretty@dailysports.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