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지난 26일 첫방송된 MBC TV <우리시대>(목 오후 7시25분)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사건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형식의 다큐프로그램으로 사건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관련자들의 그 이후의 변화된 모습까지 보여주는 휴먼 프로이기도 하다.
첫 회 <우리시대>는 세가지 아이템으로 안방을 찾아왔다. 지난 3월 5일 한 중학생이 자신의 친동생을 살해했던 사건인 ‘14살 소년의 선택’과 갯벌 매립지에서 40시간만에 극적으로 살아난 두 아이를 다룬 ‘갯벌에서 살아난 아이들’, 칠순된 할아버지와 두 돌을 넘긴 지 얼마 안된 손자가 숨진 채 인적이 드문 외딴집에서 발견된 ‘세살 소년의 죽음’을 내보냈다.
한번쯤 시청자들은 그 소식을 접하면서 놀라고 당황했을 사건이었다. <우리시대>는 사건의 당사자들을 차분히 만났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파악해 갔다.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사람이 싫어지고 살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살인동기를 밝힌 소년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생명경시 풍조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 또한 1998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날 태어났던 소년이 축복받지 못한 채 부모에게 버려지고 결국 굶어죽은 사건을 통해 삭막한 이 사회의 자화상을 그리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백지연 단독으로 진행되고 있다. 앵커 출신의 백지연은 사건의 정황과 발생과정을 일목요원하게 설명하는 한편, 가능한한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 전달에 주력, 시청자들을 호도하는 우려를 범하지 않아 신뢰를 주고 있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에게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여백의 공간을 충분히 제공한다. 이는 백지연의 `뜨거운 냉정’이 한 몫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가 다루는 사건과 사람은 백지연의 눈과 가슴을 통해 앞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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