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읽기] MBC 새일일극 ‘결혼의 법칙’
저녁 8시 반 대 방송되는 일일드라마는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즉 ‘here & now’ 원칙에 가장 충실한 장르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MBC TV 새 일일극 <결혼의 법칙>(극본 문영남. 연출 장수봉)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결혼’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고 있다. 남편을 일찍 사별하고 혼자서 자식들을 키운 홀어머니, 경제권을 잃은 50대 남편과 가장 역할을 하는 아내, 초혼에 실패하고 재혼한 40대 부부, 이혼을 앞둔 30대 부부, 연상연하 20대 커플 등. 드라마 속에 ‘문제아’들이 몰려있지만 따로 따로 보면 이들은 현실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이런 ‘문제아’들을 한꺼번에 담으면서도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의 살아가는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정겨움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바람은 불어도> <정 때문에> 등 폭발적인 시청률을 자랑했던 일일드라마를 집필했던 문영남 작가와 <춤추는 가얏고> <아들과 딸> <흐르는 게 세월뿐이랴> 등 굵직 굵직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장수봉 PD의 세공으로 드라마는 더욱 빛을 발한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야 하는 극 초반은 약간 어두운 기조가 흐르고 있다.
하지만 관록있는 중견 탤런트들과 개성있는 젊은 연기자들의 조화가 극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기자들은 자기 자리를 지킬 줄 알고, 자신의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심하고 있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진다.
저녁시간대 편안하게 앉아 보는 이 시간대 일일극은 무리수를 두면 끝내 외면당하거나 비난받기 십상이다. 이미 몇몇 작품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공략했다 성공한 듯 보여 강도를 높인 후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다.
<결혼의 법칙>은 백전노장들이 만드는 작품답게 문제아들을 등장시키면서도 삶 속에 녹여내는 관록을 보여준다. 각 세대가 풀어갈 ‘결혼의 법칙’이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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