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드라마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팝송 중심의 영화 OST 시장이 비교적 활황세를 탔다.
영화 ‘접속’에 나온 ‘러버스 콘체르토’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음반이 60만장이나 팔렸다. 그러나 영화음악 시장은 아직 크게 성장하지 못한 편이다.
관객 600만명을 동원한 영화 ‘친구’의 OST는 3만장이 팔렸다.
신인 가수의 노래를 많이 사용하는 드라마 음반 시장은 최근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수 정일영을 데뷔시킨 ‘가을 동화’는 음반이 30만장이나 팔리면서 드라마 OST 시장의 활황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 음반이 많이 팔리는 것은 일단 반복적 노출, 예전보다 높아진 기획력, 뮤직비디오에 익숙한 영상세대의 호응 등으로 요약된다.
최근 새로운 음반 기획방식을 선보인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완성도 높은 선곡의 묘미를 자랑하는 ‘푸른 안개’의 드라마 OST를 들으면 OST의 현주소가 보인다.
<푸른 안개> 경쾌한 댄스와 발라드를 두루 섞고, 연주 음악은 고작 한 두 곡. 두루뭉실한 기획의 OST에 실망했다면 ‘푸른 안개’는 이런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드라마의 간결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음반은 차분한 서정적 음악을 즐기는 이들이 반길만한 음반이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협주로 시작하는 타이틀 연주곡 ‘푸른 안개’는 일본식의 뉴에이지 음악과 비슷한 느낌을 전달한다.
여기에 샹송 여가수 크리스틴 오티에의 ‘길’은 서정적 느낌이 더하다. ‘신우의 테마’로 쓰인 곡은 캐나다 3인조 밴드 젤렘의 곡 ‘도로기’. 집시의 후예인 이들의 연주는 애절한 선율과 허밍으로 애상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주인공 신우와 성재의 만남 장면에서 흐르는 피에다데 페르난데드가 부른 포르투갈 전통 가요 ‘파두’ 인 ‘아구아스 파사다’는 이국적 느낌이 진하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파두에 비해서는 밝고 좀더 격정이 느껴진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의 새로운 편곡, 왈츠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아 리우의 ‘La Vie est Belle’의 편곡 등도 각별한 묘미를 준다.
외국의 마이너 레이블을 뒤져 새로운 분위기의 곡을 많이 찾아냈고, 조화롭게 배치했다.
도시에 안개가 내려앉은 날, 혹은 비가 오는 날 생각날 만한 음반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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