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30일. 수퍼보울 XXXIV(34). NFL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의 마지막 플레이.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16대23으로 뒤지고 있던 테네시 타이탄스 와이드리시버 케빈 다이슨이 램스 디펜스를 가로지르며 쿼터백 스티브 맥내어의 숏패스를 받았다. 동점 터치다운 직전. 연장전이 보인다.
그러나 잠깐 틈을 보인 기회의 창은 열리는 그 순간 바로 급속도로 닫히기 시작했다. 다이슨이 엔드존 문턱에서 램스 라인배커 마이크 존스의 손아귀에 잡힌 것. 다이슨은 쓰러지는 순간에도 몸부림을 쳤다. 몸을 비틀며 공을 쥔 오른손을 엔드존을 향해 쭉 뻗었다. 멀고먼 1야드.
"원 야드 숏(One yard short)". 타이탄스의 침몰은 이렇게 시작됐다. 냉정한 스포츠 월드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결국에는 초라한 신세가 되기 마련. 타이탄스는 안따까운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AFC 최고 전적에도 불구 볼티모어 레이븐스라는 숙제(3전3패)를 풀지 못해 결승무대에 오르지도 못하더니, 올해는 2승4패로 아예 조꼴찌로 곤두박질해 있다. 강력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의 모습이 더 이상 초라할 수가 없다.
29일 먼데이나잇 풋볼 경기에서 타이탄스를 34대7로 완파한 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들은 "50대0으로 이길 수도 있었다"며 타이탄스를 비웃었다.
타이탄스가 부딪친 ‘빙산’은 선수부상. 쿼터백 맥내어가 부상에 시달리며 주전 라인업을 들락날락하고 있는데다 점보 러닝백 에디 조지도 다리부상으로 쩔뚝거리고 있다. 그리고 수비의 ‘쿼터백’인 세이프티 블레인 비샵의 손이 부러져 결장하는 바람에 패스 디펜스가 엉망이다.
연봉을 올려달라고 입이 삐죽 나온 코너백 사마리 롤리의 플레이도 실망적이며, 올시즌 이미 2개 구단에서 방출된 페리 피닉스는 쓸데없는 파울로 팀에 피해를 입혀 곧 4번째 구단을 찾아야할 추세다. 게다가 디펜시브 라인맨 헨리 포드(발부상)와 자쉬 에븐스(뇌진탕·concussion)로 4일 잭슨빌 재규어스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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