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정’과 ‘인심’으로 이미지 바꾸기에 성공
이번에 새로 갓난아이를 입양한 케이 베일리 허친슨 상원의원(공화)을 위해 자기 집에서 즉석 베이비샤워를 열어준 것은 힐러리 로덤 클린턴 상원의원이었다. 네바다주의 암 집중발병 문제에 대한 청문회 소집에 앞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해 스타 파워가 필요한 해리 레이드 상원의원을 위해 네바다까지 날아간 것도 클린턴이었고, 뉴저지의 로버트 토리첼리 상원의원이 선거모금과 관련 수사를 받을 때 뜻밖에 위로의 전화를 걸어온 것도 같은 클린턴 의원이었다.
워싱턴 일각에서 힐러리 로덤 클린턴이 퍼스트레이디였던 지난 8년은 물론, 상원의원이 되면서도 따라다녔던 "쌀쌀맞고 오만하다"는 평판이 지난 1년 사이에 달라지고 있다. 많은 동료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보인 인간적 제스처로 이미지도 부드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끼리끼리 어울리는 상원 특유의 분위기에도 무리없이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바다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 존 엔자인은 선거구민들이 들으면 싫어하겠지만 자기는 클린턴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한다. "우월감 같은 것은 없는 사람입니다. 아주 따뜻해요"
클린턴이 개인적 매력 하나로 상원 동료들의 마음을 얻은 것은 물론 아니다. 천하무적의 모금가인 그녀는 상원 입성 첫해에 이미 130만달러를 긁어 모아서 재선을 앞두고 있는 상원내 민주당 동료 10여명에게 근 7만달러를 나눠줬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자금으로 쓰도록 23만달러를 지원했다.
이를 두고 양당 정치인 및 참모들은 클린턴이 장차 대통령 후보 출마 같은 국가적 캠페인에 나설 기초를 조용히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입후보하려는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다 하고 있습니다. 상원의 인맥을 파악하고 뉴욕의 선거구에서도 일하는 한편 열심히 모금해서 자신이 베푼 호의를 결코 잊지 않을 동료들에게 인심도 쓰고 있지요"라고 말하는 정치전략가 필립 프리드먼은 "2004년도 대통령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는 말은 믿어도 되겠지만 현재 그녀의 행동은 나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나가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클린턴의 모든 움직임이 더 큰 야심을 가진 정치인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인지, 아니면 드디어 대통령의 아내라는 틀에서 해방된 여성의 본모습이 드러난 것인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어쨌건 그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그녀를 재평가하게 됐으며 덕분에 사람 됨됨이를 중요시하는 상원에서 인간적 자산을 쌓을 수 있게 됐다.
클린턴과 가까운 사람들은 그녀는 계산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원래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단호하고 고립된 사람이라는 평판은 하도 근거가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도리어 클린턴에게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기대가 낮았기 때문에 덕을 봤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모습과 알려진 바가 워낙 다르므로 그냥 나타나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남들이 강렬한 인상을 받지요"라고 한 보좌관은 말한다.
그렇지만 클린턴이 한 일은, 남편의 유명한 정치스타일처럼 그저 나타나서 등이나 두드려준 정도가 아니었다. 토리첼리 의원에 대한 형사혐의가 취하되기 전까지, 다른 민주당 동료들이 멀리할 때 밤에 집으로 전화해서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한 것이 클린턴이었으며 신참 상원의원답게 몸을 사리고 다녔지만 레이드 의원을 위해선 네바다까지 비행기 타고 가, 전국 언론에 보도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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