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교육 이야기
▶ 수잔 정 (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의사)
죽음이 영구한 것임을 알려면 적어도 8~9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보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서너살짜리 아이들의 경우는 자기중심적(egocentered)이고 마술적(magical)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무얼 잘못해서 동생이 죽었다"고 몰래 괴로워할 수도 있어서, 여럿이 참석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례식은 좋은 감정발산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아이에게 물어보십시오. 아이가 장례식에 가겠다고 하면 그대로 본인의 의사를 따르십시오. 아이가 절대로 안 가겠다고 하면 강제로 요구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만일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는 것 같으면 부모님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태도일 것입니다.
부모의 염려와 달리 아이들은 상상외로 어려움을 견뎌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공부에 지장이 생길까봐, 혹은 마음에 상처가 올까봐, 쉬쉬하면서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것은 오히려 어린이들에게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 때문일까?"등등의 엉뚱한 고민거리를 만들게 합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하게 사망의 원인이라든가, 부모의 슬픈 마음등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엉뚱한 나만의 고민’ 대신에 가족과 함께 슬픔을 이기는 힘을 같이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죽음을 설명할 때는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대답이 너무 복잡한 것보다 낫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마비’라면 ‘펌프가 일을 그쳤다’는 표현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어린이들은 엉뚱한, 그러나 심각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도 죽을거야?"라는 것 등입니다. 이 때는 왜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하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생명보존(survival)이 항상 시급합니다. 죽은 형이나, 할머니처럼, 엄마도 죽으면 "나는 누가 돌봐주나?"라는 걱정 때문이지요. 아무 대답이나 하는 대신에 "왜 그런 얘기를 물어보지?"하고 속마음을 알아보면 훨씬 대답이 쉬워집니다.
아이들의 슬픔은 가끔 ‘용량이 나뉘어져서’(Dose-Divided state) 나타남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즉 좀 울다가는 신나게 뛰어놀기도 하는데 그것은 ‘인정머리 없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시도때도 없이 불현듯 아이의 인생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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