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투’
익살맞기 짝이 없는 코메디 영화 ‘오스틴 파워스’를 보면 악당 두목 ‘닥터 이블(Dr. Evil)’이 자신의 직속부하인 부두목을 ‘넘버 투’라고 부른다. “넘버 투 이리와 봐” “넘버 투 저리가”. 아예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그의 이름은 ‘넘버 투’라고 소개하는데 올 LPGA시즌의 기록을 살펴보면 그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조직’은 LPGA투어. ‘닥터 이블’은 아니카 소렌스탐. ‘넘버 투’는 박세리.
박세리는 올해 5승을 올렸다. 9승을 올린 소렌스탐에 이어 2위. ▲상금도 160만달러를 넘게 벌었지만 소렌스탐에 거의 100만달러를 뒤진 2위. ▲평균타수도 69.84 대 68.77로 2위. ▲언더파 라운드 확률도 70.1% 대 76.8%로 2위. ▲그린 적중률도 73.2% 대 79.7%로 2위. ▲‘탑10’ 입상 퍼센티지도 90% 대 71.4%로 2위. 스웨덴에서 온 ‘여자닥터 이블’의 그늘에 가려있는 여자골프의 2인자가 분명하다.
박세리는 토탈 버디에서 마침내 소렌스탐을 317대310으로 제친다. 그러나 여기서는 박지은(328버디)에 눌려 한마디로 ‘넘버 투’와 뗄 수 없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우승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박지은은 ▲샌드세이브에서 비키 겟츠-액커먼에 이어 2위, ▲페어웨이 안착률에서는 김미현이 유핑린에 이어 2위(82%)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LPGA 코리아’는 올해 무려 8개 부문에서 들러리를 서고 있다. 이어 ‘LPGA 코리아’의 최장타자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64.3야드인 박지은. 1위인 아키코 후쿠시마와는 평균 5야드차.
하지만 한국선수들에게는 젊음이 있다. 소렌스탐이 32살인 반면 박세리와 김미현은 25, 박지은은 23살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1인자와 2인자의 거리가 얼마나 좁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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