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위대했다”
2002년은 세계골프의 최고무대인 PGA투어에 도전하고 있는 최경주가 변방에서 일약 정상권으로 비약한 눈부신 도약의 해였다. 박세리와 김미현으로 대표되는 ‘코리안 파워’가 LPGA투어 정상권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과는 달리 PGA투어는 한인선수들에겐 거의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지고 있었으나 최경주는 혼자서 투혼의 맨 주먹으로 바로 이 높은 벽을 깨뜨렸다. 코리안으로 첫 PGA투어 대회 우승의 신화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에 걸쳐 이뤄내며 최경주는 2002년을 코리안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해로 만들어냈다.
최경주의 2002년 시즌은 산뜻한 탑10 스타트로 막을 올렸다. 하와이 소니오픈에서 4일 연속 60대 타수를 치며 공동 7위를 차지한 것. 하지만 다음 8개 대회에서 그는 3차례 컷오프되며 최고성적이 공동 18위에 그쳐 아직까지는 정상권과의 간격을 좁히지 못한 듯 했다.
그러나 4월이 되면서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벨사우스 클래식과 그레이터 그린스보로클래식에서 연속 탑10으로 상승세를 예고하더니 마침내 세계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뉴올리언스 컴팩클래식에서 4타차의 완승을 거두며 생애 PGA투어 첫 승을 신고해 전 세계 한인팬들을 열광시켰다. 한국인으론 물론 최초이자 동양인으로도 단 4번째에 불과한 쾌거였다.
하지만 최경주는 이후 첫 승 후유증인 듯 다음 4개월 동안 4차례나 컷오프를 당하고 단 한번도 탑10에 오르지 못하는 등 장기 슬럼프에 빠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그의 저력은 시즌 후반이 되면서 다시 살아났다.
9월말 탬파베이 클래식에서 4일 연속 단 한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로 시즌 2승 째를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 이 대회에서 최경주는 2위에 7타차 압승을 거둬 올 시즌 가장 큰 차이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고 타이거 우즈(US오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 이어 2번째로 4일간 리드를 놓치지 않고 우승한 선수가 됐다. 그리고 첫 승 때와는 달리 이번엔 어떤 후유증도 최경주에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다음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탑10에 뛰어올랐고 시즌 상금은 2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세계 랭킹은 시즌전 190위권에서 40위권으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EMC 월드컵에서는 허석호와 팀을 이뤄 한국을 역대 최고인 공동 3위의 성적으로 이끌며 축구에 이어 또 다시 세계 4강의 신화를 일궈냈다. 세계 그린을 정복한 ‘코리안 탱크’의 전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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