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2003년을 맞아 그토록 고대하던 ‘황제’ 자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엘스가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소니오픈에서도 우승, 불과 2주만에 181만달러의 상금을 챙기며 `타도우즈’라는 목표를 향해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기량면에서 엘스는 이미 잭 니클로스와 아놀드 파머 등 한때 `골프황제’의 지위를 누렸던 스타들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형 선수.
그러나 우즈라는 워낙 걸출한 스타와 같은 시대에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불운’ 때문에 US오픈을 2차례나 제패하고도 항상 2인자의 꼬리표를 떼내지 못했었다. 그러던 엘스가 올 시즌 들어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는 PGA 투어 72홀 최다언더파 신기록(31언더파 261타)까지 세우며 최경주의 `황색돌풍’을 잠재우고 우승컵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인상적인 것은 성적 뿐 아니라 경기 내용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점. 두차례 대회에서 엘스는 비거리는 물론 샷 정확도 퍼팅 등 3박자 모두가 이전보다 한 차원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근성 부족으로 승부처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새가슴’이라는 비판을 받던 예전과 달리 강한 승부욕마저 더해졌다. 최경주의 추격을 멀리 따돌린 개막전 최종 라운드의 `굳히기’ 플레이나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앞서 가던 아론 배들리(호주)를 맹추격, 연장에서 승부를 뒤집은 것은 한층 끈끈해진 엘스의 승부사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연장 두번째홀에서 잡아낸 버디는 누구나 ‘졌다’고 여기고 포기할 대목에서 나와 과거 우즈의 카리스마에 주눅들던 엘스가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따라서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엘스는 올해 만큼은 우즈의 상금왕 등극을제지하고 새로운 왕위 찬탈을 노려볼만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더구나 내달 중순에 열리는 뷰익오픈 전까지 우즈가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전망이어서 엘스가 당분간 독주를 계속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춰져 있다.
그러나 진정한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즉 엘스가 거둔 올시즌 2승이 비록 값지지만 지난해말 세계랭킹 1위와 2위가 빠진 채 최경주와 배들리 등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서는우즈, 필 미켈슨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
우즈의 독주를 차단하고 새로운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엘스가 꿈을 이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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