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한 감정 표출?…일부 지역 한인업소들 유리창 박살
시애틀 테리야끼 업주는 흑인 고객 모욕해 괜한 불씨
북한의 핵개발 위협과 한국 내에서의 과격한 반미시위로 미국인들의 반한 기미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타주 지역에서 한인업소의 유리창이 잇따라 깨지는 피해를 입어 업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한감정이 표출되지 않은 시애틀에서도 최근 테리야끼 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업주가 흑인 고객을 온당치 않게 대우한 사실이 시애틀 타임스의 사설난에 고발돼 한인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타임스 지의 논설위원이며 흑인인 린 바너씨는 이 신문의 4일자 오피니언 판에 자신의 가족이 한인 테리야끼 식당에서 당한 모욕적인 처사를 설명하며 한인 업주의 인종차별을 문제삼는 칼럼을 게재했다.
바너씨는 남편 및 두 살 짜리 아들과 함께 집 근처 테리야끼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어린 아들이 식탁 위와 바닥에 음식을 흘리자 한인 업주가 나와“당신 집에서는 애가 이렇게 해도 그냥 놔두느냐? 여기가 맥도널드인 줄 아느냐”는 등 화를 내는 바람에 남편이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주고 나왔다고 썼다.
이 칼럼을 읽은 시애틀의 한인 모씨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미국식 자녀교육은 아기가 식탁을 어질러도 혼자 힘으로 먹게 놔두는 것이라며“미국인들의 한국인을 보는 시선이 따가울수록 한인업주들은 행동거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개발 재개를 선언하고 지난 3일에는 미그기 전투기 4대가 공해 상공에서 비무장 미군 정찰기를 위협하는 사건이 터지자 미 언론은 이라크전과 함께 북한문제를 다시 톱뉴스로 다루고 있다.
더구나, 최근 CBS-TV가 인기 시사 프로그램인‘60 분’에서‘양키 고 홈’이라는 타이틀의 르포 기사를 통해 한국인들이 성조기를 불태우며 벌이는 반미시위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미군 사령관의 모습을 방영한 후 미국인들의 반한 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르포 프로그램이 방영된 며칠 후 메릴랜드주에선 미국 청소년들이 한국 식당 앞에 세워둔 밴을 콜라병과 주스 병으로 마구 치며“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질렀다. 바로 전날에도 식당 앞에 주차됐던 한 승용차에 4발의 공기총 구멍이 났고 며칠 뒤에는 식당유리창도 깨졌다.
샌프란시스코 게어리 길의 한인 세탁소‘영스 클리너’와‘폴라 화장품’점포도 이유 없이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어 업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타 인종이 운영하는 옆 점포들은 멀쩡했다.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장은“ 동양인에 대해 비교적 친화적인 워싱턴주에선 아직 이렇다할 불상사는 없지만 9·11테러사태 직후 중동계 주민들이 당했던 차별행위를 우리가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한인들이 너무 튀지 않고 매사에 신중하도록 당부했다.
<김현숙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