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메이저사상 21번째 투수 영광
타자들의 500홈런고지 보다 어려워
5명 로테이션·타력강화·릴리프 등장으로
리스트에는 토미 존, 버트 플라이레븐, 로빈 로버츠, 퍼거슨 젠킨스, 짐 카트, 레드 러핑, 짐 파머, 밥 펠러, 잭 모리스, 칼 허블, 밥 깁슨, 후안 마리칼, 허브 페노크, 화이티 포드, 짐 버닝, 캣피시 헌터, 돈 드라이스데일, 샌디 쿠팩스, 디지 딘 등이 포함돼 있다.
이것은 가장 위대한 투수들의 명단이 아니다. 이것은 300승을 올리지 못한 위대한 투수 일부의 명단이다.
이 명단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가 300승 고지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지난 주 300승 고지에 어렵게 오르면서 그는 이 위업을 달성한 21번째 투수가 됐다.
클레멘스 다음으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렉 매덕스가 내년 시즌에 300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현재 300승 투수의 숫자는 500홈런 타자의 숫자보다 약간 많다.
최근 새미 소사와 라파엘 팔메이로가 500번째 홈런을 쳐내면서 50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의 숫자는 19명으로 늘었다. 486개의 홈런을 치고 있는 프레드 맥그리프와 472개를 기록중인 켄 그리피 주니어가 500고지에 접근하고 있다.
300승과 500홈런 고지를 향한 레이스가 흡사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35세 이하의 선수 가운데 500홈런 고지를 밟을 확률이 높은 타자는 여럿 있다. 32세의 후안 곤잘레스(419개)와 26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13개)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300승을 달성할 만한 투수는 현재 매덕스 이외에는 사실상 없다.
브레이브스 시절 매덕스의 오랜 동료로 현재 뉴욕 메츠에 몸담고 있는 톰 글래빈은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에서 1위를 네번이나 차지했다. 그러나 37세로 247승을 기록하고 있는 글래빈이 300승을 거둘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로 꼽히는 랜디 존슨은 225승을 올리고 있지만 나이가 40에 육박하고 있다. 현역 최고의 우완투수로 평가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31세로 비교적 나이가 적지만 승수가 156승밖에 안 된다.
“현재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홈런 500개를 치는 타자는 많이 나오겠지만 300승을 올리는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왕 놀란 라이언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라이언의 말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30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 20명 가운데 일곱명 즉, 사이 영(511), 퍼드 갤빈(365), 키드 니콜스(361), 팀 키프(342), 존 클락슨(328), 찰리 래드번(309), 미키 웰치(307)는 19세기에 선수생활을 했거나 20세기 이전에 대부분의 승수를 쌓았다. 1900년 이후를 현대로 분류할 경우 300승을 올린 투수는 13명밖에 안 된다.
300승 투수의 탄생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투수 등판기회의 축소를 꼽을 수 있다. 1960년대 중반까지 4인 투수 로테이션으로 운영되던 각 구단의 마운드는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5인 로테이션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등반 기회가 적어지면서 승수를 쌓을 확률도 함께 축소된 것이다.
두 번째는 홈런 타자들의 증가다.
장타력을 지닌 선수들이 라인업에 많이 포진하면서 투수들은 훨씬 소극적이고 신중하게 피칭을 하게 된다. 승부의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구원 전문투수들의 등장도 300승 투수가 점점 희귀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의 고비에서 감독들이 승리를 굳히기 위해 중간 계투와 구원 투수들을 자주 투입하면서 선발 투수들의 승리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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