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스테레오’ 레이싱게임 ‘10년 장수’
80년대 중반을 맞이하면서 레이싱 게임에도 3차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남코의 ‘폴포지션’ 시리즈. 1편(1982)에 이어 1983년에 첫 출시된 2편은 84년께 우리나라에 상륙해 오락실마다 레이싱 게임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오락실 한편을 거창하게 차지했던 폴포지션의 게임 부스는 운전연습을 핑계댄 어른들의 발길로 북적였고, 이때부터 게임기 동전 투입구 위에 동전을 그득히 쌓아놓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풍습도 생겨났다.
이듬해인 85년에는 코나미가 ‘코나미GT’란 3차원 레이싱을 내놓는다. 이후 출시된 레이싱 게임의 교범이 될 만큼 훌륭한 게임이었지만 국내에서는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채 1년도 안돼 이 장르의 최대 히트작인 세가의 ‘아웃런’(OutRun·1986)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웃런은 세가의 3차원 아케이드 히트작 ‘스페이스헤리어’(1985)의 게임 엔진을 그대로 가져다 만들었다. 요즘 같은 3차원 그래픽 기술이 없었던 때, 세가의 게임 엔진은 원근법과 스프라이트(sprite)라는 에니메이션 만화에서 차용한 그래픽 기법을 활용, 훌륭한 3차원 느낌의 화면을 보여줬다.
자동차의 바로 뒷편에서 전방을 바라보는 시선은 전체 화면을 근경, 중경, 원경의 3부분으로 나눈다. 근경에는 도로와 주변의 풍경이 펼쳐지고, 중경에는 앞으로 다가올 지형이 보인다. 원경에는 하늘과 산이 보여 평평한 화면에 깊이감을 부여해 준다.
돋보이는 것은 그래픽 뿐만이 아니다. 사운드도 이전의 레이싱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 게임 배경음악으로는 최초로 스테레오 사운드가 도입됐다. 배경음악도 3가지의 주제로 나눠놓고, 게임 시작할 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아웃런은 10여년 가까이 오락실을 지켰다. 타이토의 ‘체이스HQ’(1988)가 그 뒤를 이었지만 아웃런을 대신하지는 못했다. 결국 이 게임을 퇴역시킨 것은 본격적인 3차원 그래픽 엔진을 도입한 미드웨이의 ‘크루징USA’(1994)였다.
아웃런은 인터넷 에뮬랜드(www.emulland.net)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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