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전과 공개법안 연방의회 상정
여성단체 “부인 대신 노예 사는 것”
해외에서 신부를 수입하는 소위 ‘우편주문’(mail-order) 결혼중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가정폭력 등 심각한 후유증이 속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러시아 교사 출신인 발러리야 루사코바(35)는 자신의 주변 여성들이 알콜중독자 남편들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성실한 미국인과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러시아 우편주문 중매소에서 처음 만난 남편은 다정하고 예의바른 사람같았다. 그러나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남편이 함부로 손찌검을 해대는 술주정꾼인 것을 알게 됐다. 루사코바는 그가 과거 음주운전에 여러차례 걸린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이민국이 ‘수입 신부’와의 비자 인터뷰에서 결혼하게 될 미국 시민들의 전과기록을 알리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연방의회에 상정됐다. 이 법안의 입안자인 릭 라슨 하원의원과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은 모두 워싱턴주 출신으로 3년전 출신주에서 미국인 남편이 수입신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범인 인디 킹은 아나스타시아 킹(20)을 살해하기 전에도 수입 신부와 이혼한 바 있으며 당시 3번째 우편 주문 신부를 찾고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주에서 채택된 수입신부 산업 규제법이 이번 연방법안의 기초가 되었다.
이민자 및 여성 권익단체들은 “메일오더 산업에서 남편은 신부를 얻기 위해 돈을 내는 고객이고 아내는 상품”이라며 이처럼 제도적으로 불평등한 부부관계는 가정폭력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체류신분에서 문화충격에 이르기까지 그 해소책을 남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수입신부들을 위한 보호책은 전무한 상태이다.
상당수의 중매 웹사이트들도 미국인 고객들에게 수입신부에 대한 소유의식을 심어주는 문구로 채워져 있다. 한 필리핀 웹사이트는 “필리핀 여성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이혼을 협박하는 현대 여성들이 아니다”고 선전하고 있다. 다른 웹사이트는 수입신부를‘다루는’ 방법에 대해 조언까지 하고 있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200여개의 중매소를 통해 4,000∼6,000쌍이 메일오더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서를 작성한 로버트 숄스 플로리다대 교수는 보고서가 나온 이후 인터넷 산업이 폭발한 점과 결혼 브로커들로부터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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