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닛 국장 책임시인
조지 부시 대통령이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에 관해 허위 정보를 발표했다는 비난으로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시인했다.
테닛 CIA국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CIA가 사전에 국정연설의 해당 대목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그에게 제출된 연설문을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아프리카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고 시도했다는 주장은 연설문에서 삭제되어야 했다”며 그러나 이 사항이 포함된 과정에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테닛 CIA 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우간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내에서 CIA와 조지 테넷 CIA국장에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는 “CIA요청에 따라 우라늄에 대한 문구가 수정됐다”며 “만일 CIA국장이 ‘이 부분을 삭제하라’고 말했다면 그 부분은 삭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이날 “나는 정보당국이 승인한 연설문으로 국정연설을 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CIA는 부시 대통령이 연설하기 4개월 전 영국정부에 우라늄 구입 시도에 대한 언급을 삭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당시 CIA가 영국정부에 국무부 분석가들이 우라늄 사항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달하고 이를 영국 첩보 보고서에서 삭제할 것을 설득했으나 영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4개월 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국민들의 지지를 구하는 국정연설에서 “영국 정보에 따르면 이라크가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CIA가 영국에 전달한 내용에 대해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당시 이 정보에 대해 의심이 있었다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팻 로버츠 상원 정보위원장(공-캔자스)은 이날 CIA가 이라크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데 극히 부실했다며 “테닛 CIA국장이 우라늄 사항에 대해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야 했다”고 비난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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