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자살소식 접한 LA한인 표정
언론사에 상황전개 문의
현대 지사들 대책모임
외신들도 긴급뉴스 타전
정 회장의 자살소식이 알려지자 LA 한인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3일 오후 4시께 부터 한인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급보로 전해지자 한인들은 전화로 다른 친구들에게 정회장의 자살 소식을 알려주었으며 본보에 전화를 걸어 자살배경 등 시시각각 변하는 수사상황을 묻기도 했다. 특히 현대상선등 LA 지역 현대 계열사 관계자들은 긴급 관계자 모임을 갖고 사태파악과 하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본보에 전화를 건 장모씨는 “믿기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 했을 만큼 말못할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고 또 다른 60대 한인남성은 “타살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권력과 재벌, 북한간 등의 역학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은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소식을 주요 뉴스로 긴급히 타진했다. 또 CNN과 요미우리 등 주요언론들도 이를 긴급뉴스로 보도하며 현대의 대북사업과 남북관계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정 회장의 자살동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대가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에게 제공한 150억원을 돈세탁한 의혹을 받고 현재 미국에 은둔중인 김영완씨도 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2000년 3-4월 진행된 정상회담 예비접촉에서 김씨가 동행했다는 설과 관련, 1일 재판에서 “김씨를 알지만 회담장에서 본적도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었다.
◎…한인타운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40대 한인 아거스 이씨는 “대북송금 공판과 관련해 정회장이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하고 “2년여전 LA 한인타운 노래방에서 우연히 접했던 정회장은 대단히 소탈한 성품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는 제인 윤씨는 “아마도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은 것 같다”고 나름대로 자살 이유를 추측했다.
◎…현대계열 그룹회사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대북사업을 물려받은 정회장이 고인의 소원을 성취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형제간의 사업을 둘러싼 알력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철 상사지사협의회장은 “협의회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고 문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가 본 정회장
“셔츠차림으로 소주 마시던 소탈한 사람”
정 회장과 만난 적이 있는 한인들은 “재벌이라는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수수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LA에 머물 때 넥타이도 없이 셔츠차림으로 지인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며 “그처럼 평범한 사람이 대북송금 문제로 밀려오는 부담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4,000억 대북지원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10월초 뉴포트 비치 포시즌 호텔에서 만났을 당시에도 정 회장은 간편한 옷차림으로 비서도 없이 혼자 술을 마시고 들어오다 기다리던 기자들과 마주치자 처음에는 완강히 인터뷰를 거부했으나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호텔내 수영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호텔지배인이 찾아와 정 회장에게 “불편한 것이 없냐”며 원할 경우 기자들을 내보내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괜찮다”며 그를 보낸 뒤 털털한 모습으로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박흥률·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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