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가 그의 얼굴을 드러냈다.’
멕시코 유력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12일 이 같은 제목의 1면 기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보궐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할리우드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과거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한 피트 윌슨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선거 책임자로 임명했다며 슈워제네거를 `반 이민 얼굴을 가진 후보’라고 혹평했다.
미국과 이민협정을 체결하기가 멕시코 외교의 최대 현안인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에만 600만명이 넘는 멕시코 이민자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전체적으로 1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멕시코계 유권자들이 거주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멕시코 본국의 이런 반응은 이번 보선과 관련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 우니베르살은 슈워제네거가 윌슨 전 주지사를 자신의 선거 캠프 책임자로 지명함으로써 반(反)이민 후보로서의 얼굴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윌슨 전 주지사는 94년 주지사 재직 시절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공공지원을 거부한 캘리포니아주 주민발의안 187의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엘 우니베르살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슈워제네거 선거 캠프 행정책임을 맡은 조지 고튼의 말을 인용해 오스트리아 출신인 슈워제네거가 주민발의안 187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슈워제네거의 아버지가 1938년 오스트리아에서 나치당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투표에 부쳐져 59%의 찬성으로 가결된 주민발의안 187은 주 법원에 의해 시행이 중지된 데 이어 98년 연방법원에서 위헌으로 최종 판결이 났다. 주민발의안 187은 불법이민과 그 자녀들에게 의료 및 사회혜택, 공립학교 입학을 거부함과 동시에 경찰, 의료요원, 교사 등에게 불법이민의 고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제안은 히스패닉계 사회의 분노를 촉발해 공화당에 등을 돌리고 민주당을 지지하도록 함으로써 민주당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정치적 세력을 회복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엘 우니베르살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트 토레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의장은 엘 우니베르살에 "우리 (라틴) 사회에서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불행하게도 윌슨 전 주지사는 이민자들과 히스패닉계를 반대하는 제안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11일 뉴욕 타임스는 슈워제네거의 선거 참모진에 반 이민 정책 옹호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재선을 위해 히스패닉계를 끌어 안으려는 부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 접경지를 건너는 과정에서 희생되는 상황에서 합법적 이민이 이뤄지도록 미국과 이민협정이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2000년 11월 비센테 폭스 대통령 취임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민협정 협상은 9.11 테러 이후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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