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초의 더불어 사는 세상]
▶ 김진태<사진관>
이민초기의 교민들은 얼굴 마주치는 백인들의 미소 띤 얼굴에서 선을 어디 둘지 몰라서 쩔쩔맸던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게다.
슈퍼마켓을 가나 대형 백화점을 가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미소로 마주칠 때면 상당히 당황들을 한다. 그런데 그게 세월이 가고 수없이 해가 바뀌어도 잘 변하질 않는다.
요즘도 한국식품 파는 슈퍼마켓엔 늘 많은 교민들이 들끓어도 아는 사이가 아니면 미소도 없다. 그저 누가하나 지나가는 가 정도고 얼굴도 무표정이다. 이쪽에서 웃는 얼굴을 보이면 약간 돈 사람이 아닌가 하는 눈초리를 느낀다. 그래도 오래된 분들은 가끔 미소로 대답하는 걸 볼 수가 있어 아주 절망적이지만은 아니다. 남자들의 표정은 ‘싱거운 놈 내지는 실성한 놈 다보겠네’라는 듯 하고 여인들은 자칫하면 상당한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모르는 사이라도 마주치면 웃음으로 서로 지나치면 몸에도 좋다.
피차 존재를 무시하는 태도나 아예 째려보면서 지나치는건 건강에도 해롭다.
“왜 건강얘기가 나오냐고요?”
우리 동포들은 몸에 좋다든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물불을 안가린다. 그러니 서로 마주칠 때 빙긋이 울기 힘들면 약간의 미소만 보내도 서로가 기분 좋은 하루가 된다.
“왜 째려봐? 왜 꼬나봐?”가 항상 시비의 발단이 되었던 고국에서의 지난날을 돌이켜 보시면 그 살벌했던 사회분위기를 즐겼을 분 들은 결코 많지 않으리라 믿는다. 차를 몰다가도 ‘STOP’ 사인에 동시에 도착하면 일초라도 먼저가려고 눈에 불을 켜는 사람보다는 상대방 먼저가라고 손짓하고 그 뒤에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달리 보이던가?
불과 몇 초라는 짧은 시간에 인격차이는 하늘과 땅으로 갈린다.
동포들 모이는 슈퍼마켓 파킹장에는 경적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경적이란 비상시에 쓰라고 있는 것이지 잠시를 못 참는 심지 짧는 사람들에게 열 받는 정도를 나타내라는 게 아닌데 앞에서 누가 차 빼는걸 기다리면 그 뒷차들은 이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니 이게 조금만 발전하면 언성 높아지고 그 삿대질이 오간다. 최근 이민 오신 동포들께는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한인 타운에는 동포들이 많다보니 동포끼리 접촉사고 나는 게 뉴스가 아니다. 그럴 경우 여기 미국 땅에선 결코 목청큰 사람이 이기는 일이 없으니 아예 꿈도 꾸지 마시라.
목청을 높였다가는 아마도 순경아저씨가 덤으로 다른 죄목하나쯤은 쉽사리 얹어줄지도 모른다. 미국도 대도시가 될 수록 인심도 각박하고 운전도 힘들어진다. LA에서는 누가 미꾸라지처럼 추월을 하거나 끼어들어도 결코 쳐다보거나 욕을 해선 안 된단다. 거북한 얼굴로 쳐다봤다가는 손가락인사는 기본으로 받을 것이고 괜히 한마디 했다가는 유리창에 구멍 뚫리기 십상이니
‘난 아무것도 못 봤네’가 몸에 이롭단다.
젊은 혈기에 참기가 힘들어도 총알막을 강철피부가 아닌 이상 더러운 똥은 피해가는 지혜도 더러는 필요하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건 항상 진리다.
그저 남들이 미친 사람 바라보듯해도 마주치는 사람을 미소로 대해보시라. 그 습관 들이는 건 어렵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우리 모두가 잠간씩 미소지녀보면 서로가 마음에 평화가 온다. 우리 잠깐 비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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