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혼을 담아내 부르는 소프라노 조기연씨
지난 4월 북가주 페탈루마에서 열렸던 시나바 오페라단의 ‘나비부인’ 공연은 지역사회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주인공 ‘차오차오상’역을 맡은 소프라노 조기연씨에 대해 관객들은 "이번 나비부인이 최고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10회의 공연동안 모두 기립박수를 받았던 조씨를 보고 음악인들은 또 한 명의 세계적인 프리마돈나의 탄생을 예고했다.
미국인 장교를 사랑한 기녀(妓女) 역할을 열연한 조씨의 열연에 감동한 관객들은 모두 눈물을 훔치며 극장을 나섰다. 지역신문은 "이번 공연을 보려는 사람은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썼다. 극장 문앞에서 크리넥스 티슈를 나눠주는 자발적인 관객이 있을 정도였다.
보스턴에서 사사했던 스승 쉐리 그리나워드(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디렉터)를 따라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로 활동무대를 옮긴 조기연씨는 오는 9월이면 샌프란시스코 리릭 오페라단의 ‘코시 판 투트’에서 주인공 ‘데스피나’역을 맡게된다. 또 11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돈 카를로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조기연씨의 성악가적 대성 가능성은 이미 2000년 2월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에서 예견됐다. 제23회 인터내셔널 영 아티스트 페스티벌에서 입상, 카네기홀 무대에 선 조씨를 놓고 당시 뉴욕 리뷰지는 "영 싱어로서 깨끗하고 파워있는 목소리가 고음과 저음을 구분없이 자유자재로 소화한다"고 극찬했다.
조씨 자신이 "3옥타브를 마음대로 소화한다"고 말했듯 고저를 불문하고 그의 목소리는 객석 끝까지 또렷이 울리는 공명을 갖고 있다.
조씨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은 모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음색에 매료된다. 여기에 조씨가 "혼을 담아내 부른다"는 표현대로 배역에 빠져 전달하는 호소력은 관객에 깊이 어필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KBS-TV의 어린이프로 ‘모이자 노래하자’에 출연, 장려상을 받은 것이 조씨가 성악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당시 심사위원이 ‘목소리가 특이하다’며 어머니에게 어린 조씨를 성악가로 키울 것을 권유했다.
그후 KBS와 MBC 어린이 합창단원으로 줄곧 활동했고 주금자 교수(전남대)로부터 성악을 배웠다. 조씨가 성악가로서 본격적인 수련을 쌓게된 것은 고교 2학년 시절 콜로라도 덴버대학에 교환교수로 초빙됐던 부친 조성동 교수(조선대)를 따라 미국에 오게되면서부터이다.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 4년과 보스톤 컨서버토리 석사과정을 거치는 등 긴 음악수업을 거쳐 본격적인 연주가의 길을 걷고 있다.
내년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메롤라 프로그램에 입단하는 조씨는 내년 3월과 4월에 각각 리버모어 오페라단의 ‘나비부인’과 시나바 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주인공역을 이미 따냈다.
조씨의 꿈은 무척 크다. "제 이름을 딴 오페라단을 만들고 더 크게는 제 이름을 딴 오페라 하우스를 짓고싶다"고. 비평가들은 조씨의 넘쳐흐르는 성량과 호소력을 볼 때 나비부인을 가장 많이 공연했던 소프라노 라네타 스카토를 능가할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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