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 호랑이 대신 부지런한 공복’
클린턴 조언받아 몸 낮추기
캘리포니아주 사상 초유의 주지사 소환선거의 대상으로 여러 여론조사 결과 불명예 퇴출이 가시화 된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그가 이제까지 성공적으로 치렀던 5번의 선거 캠페인 자세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환 캠페인 서명이 모아졌을 때까지만 해도 “벵갈 호랑이처럼 맹렬히 싸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던 데이비스 주지사가 최근에는 결사항전의 자세나 상대방 비방 등을 접고 낮은 자세 포복을 시작했다.
공화당의 유력한 후보로 부상중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공박하거나 자신의 책임전가 목소리도 낮춘 채 하루에도 여러 군데를 직접 뛰며 주지사 업무에만 충실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 회기가 끝나기 전 처리해야 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관련단체나 기관, 주민들을 고루 고루 만남으로써 ‘캘리포니아주와 주민 복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지사’ 이미지 만들기에 전력하고 있다.
이같은 데이비스 주지사의 변신 노력은 그가 “맞대항하는 전략보다는 주지사직에 충실하고 부지런한 공복의 모습으로 비춰가면서 간접적 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을 ‘최후의 생존전략’으로 받아들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게 된 데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데이비스의 소환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정치적 충고를 해준 것이 분기점이 됐다는 관측도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3일 클린턴이 데이비스 주지사의 새로운 전략자문관이 되었다고 양측의 관계자들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또 LA타임스 등도 13일 클린턴 전 대통령과 데이비스 주지사는 매주 3~4회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중요한 정치 조언과 아울러 격려와 용기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민주당 측근의 말을 들어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은 지난주 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CIO)의 시카고 회합에서 데이비스 주지사 부부를 개인적으로 만나 자신의 탄핵위기 탈피 경험을 예로 들어 소환위기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충고했다.
클린턴은 첫째, 주지사답게 행동하라. 둘째, 이번 싸움은 주민소환 투표 발의권에 대한 것이고 데이비스 주지사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라. 셋째, 아놀드 슈워제네거와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언론보도에 말려들지 말라 등이었으며 데이비스는 이같은 충고에 크게 고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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