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부 시카고 연합감리교회에서 제자들과 함께 열린 콘서트를 가진 박인수(사진) 교수는 이날 제자들의 무대에 이어 플루티스트 박상준씨, 반주 박은식씨와 함께 가진 독창 순서에서는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새타령’ 등 한국 전통 민요를 유독 많이 선보였다. 모든 음악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악의 자유인이라는 별칭답게 민요를 부르는 박교수의 모습에서도 어색함이나 생소함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한번은 국제 무대에서 우리 민요를 노래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한 외국인 음악가가 저한테 다가와서 노래가 참 좋다며 무슨 곡이냐고 물어보더군요. 한국 전통 민요라고 그랬더니 서양 음악인줄 알았답니다. 그때부터 한국 전통 음악을 보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지요.” 박 교수는 공연 중간에도 전통 음악과 서양음악과의 만남에 대해 상당시간 언급했다.
“지금 제가 부른 민요들은 모두 원형 그대로입니다. 노래는 살리고 창법만 서양 창법을 이용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오늘 제가 부른 이 민요는 ‘내수용’이 아니라 ‘수출용’입니다.” 수출용이라는 박교수의 말이 떨어지지마자 관객들로부터 폭소가 터져 나왔다. 평소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음악생활을 추구한다는 박교수의 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했다.
“전 음악은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객들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의 권위와 체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관객이 이해하기 쉽고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느냐가 관건이지요.”
박 교수는 자신이 대중가요를 비롯 서양음악과 국악 등 음악의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선보이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앞으로도 대중들과 살아 숨쉬는 음악세계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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