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김병현은 14일 오클랜드 A’s를 상대로 시즌 9번째 세이브를 추가(다섯 번째 승리), 레드 삭스의 붙박이 클로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와일드카드를 경쟁중인 강적 A’s를 상대로 한 승리이기에 김병현의 위력은 더욱 빛났다.
요즘 메이저리그 한국 선수중 스포츠 라잇이 쏟아지는 선수는 김병현 한 명 뿐이다. 돌풍을 몰고 왔던 최희섭, 서재응등의 기세가 한풀꺾인 가운데 김병현만이 연일 승승장구,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김병현 왜 잘나가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2년전 김병현이 월드 시리즈 5, 6차전에서 패전과 동점 홈런을 얻어맞고 울먹였던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김병현이 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이 있었던 것도 기억할 것이다. 나이 어린 김병현은 당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주저앉고 말았다. 불쌍한 김병현은 동료들의 격려, 월드 시리즈 우승등으로 간신히 몰락만은 면했다. 김병현의 재기는 어쩌면 억세게 좋았던 ‘운’도 한 몫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김병현은 곧바로 다음 시즌에 방어율 2.08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병현의 허와 실이 노출된 2002년 시즌은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시즌이었다. 감독과의 불화, 고집불통으로 낙인 찍혔던 김병현은 급기야 올 초 레드 삭스로 쫓겨가며 이미지를 구겼다.
감독과의 불화 등 고삐 풀린 망아지 행동으로 언론의 질타를 받았던 김병현은 그러나 지난 달 강타자 카르로스 델가도(토론토)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진감있는 1점차 승리를 지켜내며 이미지를 급선회시키는 데 성공했다.
1루가 비어있는 데도 리그 최고의 강타자에게 무리하게 정면대결을 펼친 것은 과연 김병현 다운 건방진 수작이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 든 상관할 바 아니라는 김병현의 경기 태도는 결국은 욕을 먹을 때 먹더라도 자신이 해 내겠다는 강인한 독립정신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낳았다.
메이저리그가 피 튀기는 결전장이고 보면 이 정도의 배포는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 정석의 법칙에서 위배되는 김병현의 행동이 역설적으로 대비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야구도 결국 단체 경기이고 보면 독불장군이란 있을 수 없다. 즉 감독에 외면당하고, 동료들에 외면당하는 선수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김병현은 D벡스 시절 실력이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천방지축 날뛰다가 결국은 추방당하는 꼴이 됐다. 레드 삭스에서는 다행히 레드 삭스가 백년 우승에 굶주려 있는 팀이기에 오히려 김병현같은 적극적이고도 반항적인 기질이 아직은 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병현은 요사히 주류 언론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레드 삭스를 월드 시리즈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선수라느니…, 올 레드 삭스가 건져올린 대어로 손꼽히고 있다. 그만큼 김병현이 깃발을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결코 운으로만 치부하기엔 김병현은 요즘 던져도 너무 잘 던지고 있다. 타자 몸쪽으로 절묘하게 떠오르는 업슛, 바깥쪽으로 휘어져 달아나는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요사히 부상으로 시달리는 박찬호가 김병현에 대해 한 말이 있다. 김병현은 문제없고 자신이 문제라는 것이었다.
무엇이 김병현을 괜찮다고 했는지를 김병현은 요사히 실감시키고 있다.
아무튼 김병현… 한번 더 우승 일궈내면 개천에서 용 나는 셈이다. 홈런 맞더라도 승승장구, 우승했던 그 시절의 역설이 계속되어주기를… 죽만 쑤고 있는 한국선수들을 바라보며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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