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어느 봄날이었다.모처럼 뒷뜰에서 각가지 색의 봄꽃 모종을 사다가 심고 있었는데 청둥오리 한 쌍이 날아와서는 수영장 물과 주변 덤불에 드나들며 놀았다.
그 후 두 주일 정도 오리들은 뒷 뜰에서 놀곤 하였다.어느날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는 순간, 뭔가 조그마한 것들이 수영장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것은 방금 태어난 아기오리들이었다. 털도 아직 제대로 나지 않았고 눈도 못뜨는듯 뒤뚱거렸다.못생겼지만 아주 앙증맞은 오리새끼 12마리가 있었다.그날 부터 우리식구는 마른 빵등을 먹이로 주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기오리들을 관심있게 지켜 보았다.오리와 함께 하는 일상은 실로 경이롭고 기쁨으로 가득찬 나날이었다.
아기 오리들은 엄마오리로 부터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배우는 듯보였다.걷는 법,벌레를 맛있게 잡아 먹는 법,물에서 아름답게 헤엄치는 법, 온몸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는 법, 물속으로 깊히 잠수했다가 쏜살같이 물 위로 떠오르는 방법등 셀수 없는 많은 것들을 엄마오리는 쉬지않고 아기들에게 전수시켜 주었다. 어두워 질 무렵이면 지친 아기들은 엄마오리의 품안으로 파고 들었다.
엄마오! 리는 날개를 높이 쳐들고, 눈에 보이게 자라나는 오리 열두마리 전부를 날개속에품는다.오리가 두달정도 지나 조금씩 날아 다니는 연습을 할 무렵 뒷뜰 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고 오리가족들은 집을 떠났다.아마도 가까이에 있는 강가로 갔을 것이다.오리가족이 떠나고 난 빈 뜰안은 적막하였다. 잠시의 행복했던 시간을 통해서 난 우연히 삶에 다가오는 선물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있었다.일상의 삶안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선물처럼 다가오는 것들을 우리가 그냥 지나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른 아침 새로이 피어 난 꽃한송이,달콤한 향기에 끌려 꽃을 찾는 벌과 나비 , 새벽잠을 깨어 주는 작은 새들의 지저귐소리, 뜰 앞까지 찾아오는 햇빛,지나가던 사람이 던져주는 고운 미소,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등의 작은 것들이 새롭게 감사로 다가왔다.
나무가 강가에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가요// 나무가 되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가요// 새들이 하늘을
날으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가요// 새들이 되어 나란히 날으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가요// 피천득의 "축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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