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 스페인어 학습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흑인을 제치고 미국내 소수인종중 최다 그룹으로 성장한 히스패닉계가 강력한 소비자군으로 떠오르면서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어가 필수라는 인식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스페인어는 증가하는 히스패닉 고객 확보와 이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라는 이유 외에 히스패닉 종업원들과의 원만한 노사 관계가 사업 활성화에 긴요하다는 자각이 생겨나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애난데일에 위치한 한인식당 아난골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A씨. A씨는 아침 출근길 운전은 남편에게 맡긴다. AM1520 미주서울방송에서 매일 아침 8시55분에 방송되는 스페인어 회화를 듣기 위해서다. 메모까지 꼼꼼히 해가며 열심히 공부한 덕에 실력이 꽤나 늘었다.
미국식당을 경영하는 B씨는 하루에 한마디씩 배워 둔 스페인어 덕분에 신문에도 났다. 히스패닉 종업원은 많은데 의사소통이 잘 안돼 고민하던 B씨는 스페인어를 배우기로 결심했고 나날이 늘어가는 수준에 종업원들이 감탄할 정도가 됐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 5월 히스패닉 종업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인 B씨를 크게 소개했다.
워싱턴에 이민 온지 한달 밖에 안된 C씨는 개인 교사를 두고 스페인어를 배우는 극성을 부리고 있다. 히스패닉계 시장의 잠재력을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어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면 히스패닉 고객들을 위한 음반 가게를 내는게 목표다.
미주서울방송 스페인어 강좌를 맡고 있는 조영길(58)씨는“히스패닉 인구의 증가로 거의 모든 업종의 한인 사업자들이 스페인어 학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개인 교습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의 강습생 중에는 자동 세탁장(런드로매트)를 운영하는 한인이나 스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어 히스패닉에 대한 관심은 어느 특정 업종에 국한 되지 않음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미국 고객에 비해 그리 까다롭지 않은 소비 행태를 갖고 있으며 취향이 한인과 비슷한 면이 많아 값싸고 질좋은 한국 상품을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한인 사업자들의‘스페인어 배우기 열풍’ 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인 사업장내 히스패닉계 종업원 숫자도 적지 않게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게이더스버그에 위치한 대형 동양식품점 그랜드마트의 경우 종업원의 반 이상이, 고객은 40%가 히스패닉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애난데일 지점은 종업원의 40%, 고객이 20-30% 정도가 히스패닉인 것으로 조사됐다.
게이더스버그 그랜드마트의 션 리 매니저는 "회사 차원에서 한인 종업원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마트 애난데일 지점 매니저는 "종업원 채용시 스페인어와 영어 구사 능력을 특별히 중요시 한다"며 "앞으로 히스패닉 고객이 더 많아지면 한인 종업원 대상 특별 교육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훨스 쳐치에 있는 ‘베스트 웨이’는 히스패닉 시장을 집중 공략,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으며 매나세스 지역의 ‘지구촌 마켓’ 등 대부분의 한인 운영 식품점들이 급증하는 히스패닉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을 가중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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