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공짜를 좋아한다. 길거리에 100달러짜리 지폐가 떨어져 있고 주위에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경우 그냥 지나갈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테크놀러지 발달과 함께 이와 비슷한 일이 안방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짜 음악이 그것이다. 컴퓨터 지식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면 관련 웹사이트에 들어가 온갖 음악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장당 10여달러씩 하는 CD를 일일이 살 필요도, 쌓아놓을 필요도 없이 컴퓨터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한 때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음악은 돈 없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단연 인기다.
그러나 이는 듣는 사람은 좋을지 모르지만 음반을 팔아먹고 사는 음반 제조회사와 가수들에게는 재앙이다. 수십년간 상승세를 기록해 오던 미국 내 음반판매는 1999년을 기점으로 계속 감소, 지난 3년 사이 14%나 줄어들었다.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음반가게나 제조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으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미 음반제조업자협회가 상습적으로 다운로드를 해 온 261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회사들은 한 건 다운로드 당 15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일부 피고 중에는 수억달러까지 물어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수천달러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번 소송은 불법 다운로더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6,0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공짜 음악족들을 모조리 색출해 제소할 수도 없는 일인데다 누가 다운로드를 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인크립션 테크놀러지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노래 하나 당 수십센트의 저렴한 가격으로 합법적으로 다운로드를 해주는 웹사이트가 성업중이다. 애플사가 세운 i튠 웹사이트는 곡당 99센트를 팔고 노래를 팔고 있는데 이미 1,000만곡을 판매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음악을 담아 들을 수 있는 i파드(iPod)의 판매도 급신장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런 디지털 음악 매출이 올 7,700만달러에서 5년 후에는 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음반시장 규모가 110억달러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음반을 사기보다는 다운로드받는 사람 수가 늘어나는 것은 대세다. 불과 수년 전 CD가 비닐 레코드를 시장에서 몰아냈듯이 CD가 지상에서 사라지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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