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전신애 미 연방 노동부 여성국장
권익신장 위해 1.5·2세들 정부진출 시급하다
여성·학생들 보다 적극적인 생활자세 필요
이제는 한인들도 주류사회로 나가야 합니다.
18일 아틀란타를 방문한 전신애 국장은 아시아계 이민 1세대 여성이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부시 정부의 노동부 여성처장으로 임명되는 순간 자녀 양육과 자기개발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가 됐다.
이민가정의 평범한 주부에서 미국 고위직 관료가 되기까지 그녀의 35년 인생역정과 철학을 들어본다.
65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전경철 박사(환경공학 알곤 국립과학연구소)와 결혼해 도미한 전신애 국장은 남편의 강요에 못이겨 미국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며 “역시 남편을 잘 만나야 돼요”라는 말을 하고는 빙그레 웃었다.
열렬한 공화당원이기도 한 그녀는 한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연방정부 고위직에 오르는 성공을 거뒀지만 처음부터 정치적 야심이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정에 안주해 두 아들의 양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마음 먹었던 여성이다.
자녀 양육에 헌신했던 초창기
직업선택도 철저히 아이들 위주로 할만큼 가정에만 몰두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정성을 들인 아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뭔가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다민족 모임은 그녀를 정치계로 이끄는 아이러니를 만들게 된다.
“유태인, 중국인, 폴란드 인 등 여러 민족과 함께 지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한인사회를 벗어나 미국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미국 주류사회로의 편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처음에 고민했던 것은 아시아인들의 권익을 지켜줄 정치세력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여러 아시아계 인사들과 힘을 모아 일리노이주 주지사 선거를 도왔고 승리를 거뒀다. 아시아인들의 이슈를 만들고 후보와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보자던 그녀의 전략이 적중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84년 주지사의 아시아계 담당 특별보좌관직을 임명받는 그녀는 본격적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일리노이주 금융규제국장, 주 노동부 장관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일하는게 행복하다
소수계 여성으로 치열한 정치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정말 열심히 했다”는 소박한 표현으로 각고의 고생을 대신한 그녀는 일하는게 즐겁고 행복했다며 항상 신이나 일을 하니까 피곤한 줄도 몰랐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 답안을 슬며시 내놓았다.
덧붙여 미국 주류사회가 요구하는 매너를 익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습관이나 성격은 단시일에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흔히 아시아인들은 부끄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세련된 매너로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기술을 아느냐의 여부입니다. 우선 스스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실되게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유연하게 포섭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인터뷰 도중 몇번이고 고급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녀지만 미국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여유를 가지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을 인정해줍니다. 아무리 바빠도 영화얘기, 스포츠 얘기 하나 정도는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죠.”
학생과 여성, 적극적이어야
한인사회와 자녀 얘기에 여념이 없던 전국장은 직업의식이 발동했는지 여성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자세히 일러주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에서 운영하는 학생대상 써머 인턴쉽을 적극 권장하며 정부진출을 서둘러야 할때라고 다시한번 목청을 높였다. 노동부내 아시아계 인맥이 형성되어 있는 이때야 말로 호기라는 설명이었다.
“캘리포니아의 한 한국 학생이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자신의 부모가 제 팬이라며 제 밑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적극성이 모두에게 인정받아 실제로 인턴직을 차지했습니다. 그런 적극성이 필요합니다. ”
또 여성프로그램과 관련 현재 여성노동력 창출과 운용방안을 기획하고 있는 전 국장은 “여성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생성되고 있다”며 성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종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중년의 여성들도 컴퓨터 교육을 통해 사회로의 복귀를 꿈꿀 수 있다며 한인 여성의 경우 영어 학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귀뜸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직업 상담 코너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에게 베푸는 삶 살고 싶어
실례를 들어가며 한인 학생과 여성들에게 필요한 얘기를 하던 그녀는 ‘남에게 베푸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받은 자다’라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소개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개발하는데 소홀하지 말것을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비전을 가지고 늘 준비하는 자세로 살아갈때 기회를 포착할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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