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삶의 터전이고 보람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만일 가정이 없다면 우리 모두는 의지할 곳이 없는 떠돌이가 될 것이고 결국 마음의 안식처를 잃고 방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가정이 있기에 부모의 따뜻한 인간적이고 애정 어린 손길과 사랑의 정을 듬뿍 받으면서 우리들이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 속에서 서로의 역할을 각자는 익히게 되며,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삶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가족의 고마움을 알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각자가 서로를 아껴주며 노력해야 하겠다.” 가정의 의미, 소중함에 대해 정리한 어느 글 가운데 일부분이다.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경제불황은 가정의 행복을 해치는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불륜 미화 등 대중매체에 의한 왜곡된 성 의식의 무분별한 확산은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부정과 불륜을 낳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정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부모들이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배우자 불신풍조는 날이 갈수록 깊이를 더해 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청소년 비행보다는 어른들의 불륜에 의한 가정파탄이 아닌가 싶다. 한인가정문제연구소에 의하면 “혹시 내 아내, 내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에 휩싸이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결혼한지 20년이 다 된 남편이 부인이 낳은 첫 자녀를 남의 자식이라 의심하여 ‘친자 확인 검사’를 하는 경우까지도 발생
하고 있을 정도라 한다.
매달 가정문제 상담 가운데 외도, 불륜 등 배우자 부정행위에 관한 것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끊이지 않고 늘고만 있는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부모들’의 낯뜨거운 행위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모가 옳지 못한 사고와 감정을 보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과 행동을 하면서 자녀들에게는 올바르게 살기를 요구한다든지 막연히 바람직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씨를 뿌리지 않고 싹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우리의 자녀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느냐 못하느냐의 관건은 사회와 학교 모두에 그 책임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정 환경과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말해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의 마음자세와 행동 그리고 언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공경하는 모습이 없는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친구나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해 원만한 성격으로 성장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성인이 된 후에도 사회성이 부족하고, 동반자에게 마저 불신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공경하지 않는 부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미래가 암담한데 하물며 배우자가 서로 불신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는 오죽하겠는가?
가정에서 부모의 기본적 역할은 자녀들이 모나지 않은 인격자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자녀들이 부모들이 살다 남은 인생을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왕왕 있다. 이제라도 그들은 부모의 인생을 자녀의 인생에 투영시켜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녀를 통해 이루려는 것은 자녀의 인생을 실패로
이끌기 쉽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 자녀들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소망에 따라 능력을 발휘하고 자기 세계를 구축하여 자신의 뜻과 삶의 의미를 남겨 놓으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흔히, 부모들 대부분은 자녀들에게 ‘너희들은 정말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가장 행복하게 최고 교육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녀들 가운데도 불평, 불만이 많고 심지어 정신장애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꽤 있다. 이는 아마도 부모들의 잘못된 가정교육이나 부끄러운 부모들 아래서 자란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부끄러운 부모’부끄러운 부모란, 불륜과 부정에 빠졌거나, 배우자를 서로 믿지 못하는 부모들만 일컫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정이 서로를 아끼며 엄하게 가르치는 곳,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교육의 울타리임을 모르는 부모 역시 부끄러운 부모임은 매 한가지이다.
자녀를 잘 먹여주고, 용돈을 풍족하게 주고, 비싼 학원에 보내고, 명품만 사주는 것으로 자녀 사랑을 겉 포장하는 부모를 두고 부끄럽지 않은 부모라고는 할 수 없는 게다. 자녀들의 기본 생활습관과 태도 형성에 관심을 기울이며,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기본 예절은 물론 정직과 성실, 정의와 봉사 등을 존중하도록 모범을 보이는 부모는 진정 ‘부끄럽지 않은 부모’라 할 수 있겠다.
혹자의 말처럼 부부간에 존경하고 가족이 화합과 애정으로 편안하고 안락하도록 힘쓰며 자녀에게 덕성을 가르쳐 주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는 길이다.
우리는 매일 마시는 물이나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가정에서 부모 역할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너나 없이 바쁘게 허둥대며 살다보면 가족이 한 자리에 앉기조차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가정과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인가?’를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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