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측정이 가능한 것인가. 그 답이 참으로 어렵다. 행복의 체감온도가 사람마다 달라서 하는 말이다.
누가 말했던가. ‘북한 사람들은 못 산다는 걸 모르고 남한 사람들은 잘 산다는 걸 모른다’고. 행복이란 그만큼 상대적 개념이란 뜻일 게다.
그렇지만 행복은 외적으로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게 일부 학자들의 견해다. 일종의 물질주의적 행복관이다. 19세기 말부터 내려온 사상으로, 이들은 최대 다수인의 최대 행복은 바로 선(善)이란 규정을 내리기도 했다. .
일단의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행복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요소와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 조건적 요소, 그리고 개인의 야망·기대·자존심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이런 세 가지 요소를 종합해 방정식으로 풀어낸 게 행복지수다. 이 공식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에는 어떤 요소보다도 건강·돈·인간관계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이런 말도 한다. ‘운명이 각자에게 할당한 행복의 몫이 얼마든 상관없이 행복은 어디까지나 훈련의 산물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쏟고, 취미생활을 하며, 보다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고, 현재에 몰두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항상 목표를 가질 때 행복은 증진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행복지수가 하락했다는 보도다. 한 전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행복했다’는 사람은 54%로, ‘불행했다’는 사람(42%)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행복했다’는 사람이 2년 전의 68%보다 14%포인트가 줄고, ‘불행했다’는 사람은 10%포인트나 늘었다는 점이다.
왜 불행했는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가장 많은 답이다. 예상되는 답이고, 그보다는 특이한 답이 눈을 끈다. ‘정치적으로 불안해서’란 답이다.
2002년 때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 중 ‘행복했다’는 사람은 42%다. 뒤집어 말하면 60% 가까운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했다는 거다. 대구·경북지역 주민의 행복지수가 37%로 가장 낮았다는 것도 결국은 같은 이야기다.
이로 보면 한국형 행복 방정식에는 한가지가 더 첨가되어야 할 것 같다. ‘정치’라는 요소다.
총선이 열리는 올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행을, 아니, 행복을 더 느끼게 될까. <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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