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편지로 쓴 소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15년형을 구형받은 송두율(사진) 교수가 최근 송 교수 석방대책위 앞으로 두 통의 편지를 보내 “구치소는 한국사회의 표본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교수 석방대책위가 11일 공개한 편지에서 송 교수는 “구치소를 조그마한 한국처럼 느끼고, 지난 37년간 경험치 못한 한국사회를 압축적으로 그리고 속성(速成)으로 배우고 있다”며 “현재 많은 정치인들, 재벌기업회장과 사형수까지 함께 생활하니 구치소야말로 한국사회의 표본실과 같다고 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의 핵심을 잘 볼 수도 있다”며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그러한 문제를 분명히 보여준 하나의 사건으로 한마디로 한국사회는 안팎으로 엄청난 갈등이 증폭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기득권 세력은 갑자기 잃어버린 고지의 탈환에 혈안이 돼 자꾸 무리수를 두고 (개혁세력은) 정권을 잡았으나 이를 견고하게 다지고 개혁을 추동시킬 힘이 없다 보니 갈팡질팡하는, 한마디로 주인 없는 사회처럼 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지난 입춘 추위는 정말 매서웠지만 오는 봄을 결코 막을 수 없다”면서 “‘매화는 한번 추위를 겪지만 그의 향기를 팔지 않습니다’(梅一生寒不賣香)”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송 교수는 또 사회원로들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재판부의 선고를 기다리는 심정은 담담하다”면서도 “국가보안법은 한 마디로 말해 ‘네모난 원형’을 그리려는 애초부터 무모한 법 적용이었다”고 비판했다.
박은형 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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