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소속 과학자와 직원들에게 지구온난화를 다룬 재난영화에 대한 비평을 금지하는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NASA는 지난 1일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의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직원과 과학자들에게 ‘긴급:본부지시’ e-메일을 통해 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에 대한 인터뷰 금지를 지시했다.
NASA는 지시에서 “NASA 직원은 누구도 이 영화에 대한 인터뷰나 논평을 해서는 안된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SF와 과학적 사실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뉴스매체는 NASA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나 기관의 의견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20세기폭스가 1억2천5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5월 28일 개봉 예정이며 온실가스 축적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때문에 따뜻한 해류에 혼란이 생기고 갑자기 빙하기가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이 예측이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기후전문가는 거의 없지만 관람객들이 영화에 자극을 받아 부시 행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무신경을 비난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의 직원 입단속은 이 지시에 분노한 내부 과학자의 제보로 드러났으며, NA SA는 지난 22일 소속 과학자들이 이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기후변화 무신경”비난 염려
그린벨트 고다드센터 직원에
1996년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에서 백악관이 불길에 휩싸이는 특수효과를 선보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투머로우’에서도 대통령 차량행렬이 갑자기 얼어붙고 혼란 상황에서도 경고를 무시하는 부통령역에 딕 체니 부통령과 닮은 인물을 내세우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미 정부연구기관의 한 기후학자는 자신을 포함한 여러 과학자들이 인터뷰 금지 조치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익명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는 문제를 축소하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들은 이 영화가 수십년 또는 한 세기에 걸쳐 일어날 문제를 단 5일만에 발생하는 것으로 과장함으로써 사람들이 진짜 문제를 웃어넘기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영화의 제작자인 마크 고든은 환경론자들의 우려에 당혹스럽다며 “그들이 말해야 하는 내용은 영화의 내용은 허구이지만 지구온난화는 현실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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