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망명신청한 탈북 한인
중국 베트남 한국 ‘전전’
캐나다 밀입국하다 체포
“편견 많은 한국은 싫어”
재판 어려워 가슴 조여
캐나다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다 체포된 탈북 한인이 미 망명을 신청중이어서 그 결과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송영주씨(29).
그는 지난 2월22일 캐나다에서 국경을 넘어 워싱턴주로 밀입국을 기도하다 체포된 뒤 망명을 신청, 지난 12일 시애틀에서 첫 재판을 받고 현재 LA에 잠시 체류중이다.
송영주씨는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정부의 감시 때문에 많은 탈북자들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 돌아갈 생각은 없다. 반드시 합법적인 신분을 얻어 탈북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송씨는 “대화를 나누다가도 탈북자임을 알게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한국내 소외계층으로 자리잡은 우리들의 고민과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망명허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나의 노력을 북한당국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악용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탈북 결심에 대해 “대학진학을 위해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나 당의 지침이라며 졸업생 전원을 광산용 45톤 덤프트럭 운전과 정비교육을 시키는 운전학교로 집단 전출시켜 큰 회의감에 빠졌었다”면서 “화장실에서 발견한 보위부 문서에 나와 형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재된 것을 보고 감시를 받아왔음을 알게 된 것도 또다른 요인”이라고 밝혔다.
송씨는 1998년 여름 형과 함께 두만강을 건넌 뒤 2001년 9월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3년간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심양에서 미국행을 결심하고 미 영사관 진입을 노렸으나 경비가 심해 뜻을 이루지 못했고 한국 영사관에서는 직원의 거부로 영사와 만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2001년 여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청했을 때는 아예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지만 다행히 모 단체의 도움으로 제3국을 경유, 2001년 9월 한국에 입국했다.
망명재판은 신청서가 정식 접수되는 대로 속개될 예정이지만 송씨는 가지고 온 돈도 바닥난데다 미국의 재판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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