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직장인들 개스와 전쟁
라카냐다에 거주하며 LA로 출퇴근 하는 박모(45)씨는 요즘에는 항상 한인타운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만 개스를 넣는다. 평소 ‘알뜰파’로 소문난 박씨가 이 주유소를 고집하는 이유는 물론 가장 저렴하기 때문. 박씨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아마 타운 일대 주유소는 거의 섭렵했을 것”이라며 “전에는 동네의 아무 주유소나 이용했지만 개스비가 2달러를 넘어선 뒤엔 번거롭더라도 저가 주유소만 찾는다”고 말했다.
개스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살인적’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인들의 풍속도마저 달라지고 있다.
직장, 가정마다 한 푼이라도 싼 개스를 찾기 위해 웹사이트를 헤매는 서핑족이 크게 늘었는가 하면 개스값이 무섭다며 멀쩡한 SUV를 컴팩트 세단으로 트레이드 인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자동차를 거라지에 둔 채 전철이나 기차로 출퇴근하는 한인들도 꽤 된다.
한인들의 가장 대표적인 개스값 절약방법은 역시 카풀. 타운내 직장에 다니는 이모씨는 한 달 전부터 다운타운에 근무하는 아내와 함께 출퇴근한다. 그는 “와이프를 내려주고 출근하려면 아침부터 더 서둘러야 하지만, 가계 절약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며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아내와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좋다”고 말했다.
LA경찰국의 정모 경관은 최근 자신의 애마인 대형 SUV를 놔두고 출퇴근용 혼다 시빅을 장만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다 보니 출퇴근 거리만 100마일에 가까워 개스비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정 경관은 이 참에 SUV를 매각할 것도 고려중이다. 풀러튼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지난 1월부터 기차를 이용해 LA직장으로 출퇴근 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개스비와 주차비 절약”이라고 말하는 윤씨는 “기차 안에서 컴퓨터로 간단한 업무도 처리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점도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로 인해 SUV 인기가 시들해지고, 연비를 자동차 구매의 첫째 조건으로 꼽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미래오토하우스’ 홍영표 사장은 “소형차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고, 중대형차를 사는 손님이라도 반드시 연비를 확인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저가 주유소를 알려주는 ‘개스버디 닷 컴’(www.gasbuddy.com)은 최근 3개월새 방문자수가 무려 400%나 증가, 고유가시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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